[데스크리포트] 9월 기업 동향과 전망-제약바이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셀트리온과 GC녹십자가 임상1상과 임상2상에 각각 들어갔다.

정부가 제약사 7곳의 8개 과제를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임상시험 지원대상으로 선정하고 비용 지원에 나서는 등 코로나19 퇴치에  'K-바이오'가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혁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꾸준한 연구개발(R&D)도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잇따라 기술수출을 성사시키고 있는데 계약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1조4천억 원에서 2018년 4조7천억 원, 2019년 8조 원대로 급증했는데 올해는 8월 기준으로 이미 약 11조 원대를 보였다. 올해 들어 8월까지 기술수출건수는 모두 8건이다. 

◆ 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이르면 올해 연말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의 계획대로라면 '대한민국 국민용' 치료제는 9월부터 선행적으로 대규모 생산에 들어가고 늦어도 내년 5월쯤 임상3상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경증환자 대상의 글로벌 임상2,3상과 예방 및 중등증 임상3상을 진행해 올해 연말까지 중간결과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셀트리온은 CT-P59의 사용 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획득하는 즉시 국내 필요 수량만큼 대량공급이 가능하도록 본격적으로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앞서 셀트리온은 7월 말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으로부터 임상1상을 승인받고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7월17일 식약처로부터 CT-P59의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고 3분기 내 임상결과 확보를 목표로 충남대병원에서 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셀트리온은 9월부터 피하주사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를 류머티즘 관절염이 아닌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로도 유럽에서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GC녹십자

GC녹십자는 올해 안에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를 내놓는 것을 목표로 혈장 확보와 연구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혈장 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장 속에서 항체단백질을 따로 분리해 고동도로 농축해 만든 의약품을 뜻한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에서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데 관건이 되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 확보도 순조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9월7일부터 기존 의료기관 4곳 이외에 충청도, 강원도, 경상도 등 헌혈의 집 24곳에서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 채혈이 가능해져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혈장을 확보해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9월4일 기준 완치자 2634명이 혈장을 공여하는데 동의했는데 이 가운데 1936명은 채혈을 마쳤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를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과 공동개발 중인데 현재 국내 6개 기관에서 올해 완료를 목표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세계 1위 자리를 굳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월 중 인천 송도 제4공장의 착공에 들어간다. 제4공장은 2022년 준공 목표로 1조7400억 원의 투자금이 투입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송도에 제1·2·3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금으로서도 세계 최대 규모다. 

여기에 생산량이 25만6천 리터에 달하는 제4공장까지 상업생산에 들어가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생산량의 30%를 차지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유럽, 일본 등 20개 국의 글로벌 인증기관으로부터 53건의 제조품질 승인을 획득해 위탁생산을 위한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다만 김태한 대표이사 사장이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삼성 불법 승계 의혹으로 기소되면서 경영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 한미약품 

한미약품 창업주 임성기 회장 별세 이후 한미약품그룹 수장에 오른 송영숙 회장이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경영에 직접 참여한다. 

한미사이언스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는 안건을 놓고 9월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임 전 회장의 부인인 송 회장은 그룹 회장에 오르기 전 2017년부터 한미약품 고문을 맡아왔다.

송 회장과 함께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부사장도 한미사이언스 등기임원에 오른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미사이언스에서 현재 대표인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주현 부사장의 역할 배분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사내이사인 임종윤 사장과 우종수 사장(한미약품 공동 대표), 황의인·신유철 사외이사와 송재오 기타비상무이사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송 회장과 임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되면 오너 일가 3명과 전문경영인 1인 등 4명의 사내이사가 포진하게 된다. 

한미사이언스측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송 회장이 사내이사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 신라젠 

신라젠은 상장폐지 기로에 놓여 있는데 9월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주상은 부사장을 단독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주 부사장은 조만간 이사회를 통해 신라젠 대표이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주 부사장은 신라젠의 전직 경영진들이 물러난 후 경영지배인으로 선임돼 현재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 노바티스, 레오파마, 다케다, GSK 등을 거쳐 2019년 6월 신라젠의 미국 자회사인 바이오테라퓨틱스의 사업개발 전무로 합류했다.

특히 GSK에서 사업개발 및 전략 마케팅 이사를 역임하고 레오파마 한국법인 대표를 지내 위기에 놓인 신라젠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신라젠은 또 신임 사외이사에 홍승기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과 정영진 인하대 교수, 남태균 메디인사이트 대표이사를, 감사에는 정성미 전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신라젠은 2016년 기술특례상장업체로 선정돼 코스닥에 상장했는데 문은상 전 대표를 비롯한 전직 경영진들의 배임과 횡령 혐의로 5월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8월6일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신라젠의 상장폐지 관련 심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국거래소는 신라젠의 주총 이후 경영진 교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거래소는 조만간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신라젠에 대해 △상장 적격성 인정 △개선기간 부여 △상장폐지 중 하나를 결정한다. 

◆ 종근당 대웅바이오, 정부의 뇌기능 개선제 급여 재평가에 반발

종근당과 대웅바이오는 다른 제약회사들과 함께 정부의 뇌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재평가 결정을 두고 법적 다툼을 시작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7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종근당 글리아티린캡슐을 비롯한 236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급여 법위를 치매 증상에 한해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치매가 아닌 증상에 처방하면 본인부담률은 기존 30%에서 80%로 높아지게 돼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제약업계에서는 이 결정이 시행되면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급여범위가 1/6까지 줄어들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바라보고 행정소송을 시작했다.

종근당, 대웅바이오 등 제약사들은 관련 고시에 대한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과 행정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선별급여 적용을 보류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냈고 법원은 효력 정지를 결정했다.

법원이 고시의 효력을 9월15일까지 일시정지한 만큼 이 기간 내에 집행정지에 대한 인용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소송에는 60여 곳의 제약회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법원의 결정에 따라 매출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 에이치엘비, 유한양행, 오스코텍, 메드팩토, 이수앱지스

9월 제약업계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유럽종양학회다.

유럽종양학회(ESMO)는 유럽에서 매년 개최되는 권위 있는 암 연구분야의 전문학술대회로 올해는 코로나19로 온라인 형태로 9월19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특히 유럽종양학회에서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다양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에이치엘비는 항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의 연구논문 21개를 발표할 예정이고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은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과 다국적 제약사 얀센의 이중항체 표적항암제 ‘아미반타맙’ 병용 임상1b상 중간데이터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드팩토는 위암 치료제 ‘백토서팁’과 기존 항암제 ‘파클리탁셀’ 병용투여 임상1b상 결과를 발표하고, 이수앱지스는 두경부암 치료제로 ‘ISU104’와 ‘세툭시맙’ 병용 투여임상1상 중간결과를 공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