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에 의지를 보이면서 하나금융지주 계열사들도 ESG채권 발행, ESG 관련 투자 등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25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경영과 관련해 이사회 아래 ESG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늘Who] 김정태 환경과 사회기여 경영 의지에 하나금융 투자 활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ESG 경영은 환경(Environment), 사회적 기여(Social), 지배구조(Government) 등 비재무적 가치를 높여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는 것을 뜻한다.

금융회사에서 ESG 경영은 ESG채권 발행을 통한 금융지원, 신재생에너지사업 투자 및 인수금융 등을 포함한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앞으로 5년 안에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환경위험을 관리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한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고 말했다.

녹색금융상품 개발, 녹색금융 투자가 늘어나면서 신용위험이나 유동성위험을 넘어 환경요인을 위험요소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미세먼지, 집중호우 등은 보험사 손해율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감축은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탄소배출기업에 대출한 은행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 3월 사회책임 경영을 총괄하는 조직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행복나눔위원회’를 ‘사회가치경영위원회’로 개편하는 등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회장이 사회가치경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함영주 부회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 등이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사회가치경영위원회를 통해 하나금융지주의 ESG 전략을 포함한 사회가치경영과 관련된 정책, 사업계획을 결정하고 있다.

김 회장이 지주 차원에 그려놓은 큰 틀에 맞춰 하나은행, 하나캐피탈, 하나금융투자 등 계열사들은 ESG 경영과 관련해 세부내용을 채우고 있다.

하나은행은 앞으로 공모 및 사모채권을 발행할 때 ESG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7월 500만 달러, 6월 500만 달러 규모의 사회적 채권을 사모방식으로 발행해 코로나19와 관련한 금융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하나캐피탈은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차량 등 친환경 이동수단(ECO-Vehicle) 보급과 관련한 금융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하나캐피탈의 친환경 자동차금융 규모는 2017년 862억 원에서 2019년 1932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하나금융투자와 하나대체자산운용은 친환경투자부문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5월 한국동서발전, 삼천리자산운용과 함께 호주 퀸즈랜드주 태양광 발전사업에 참여했으며 3월 말에는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1800억 원 규모의 핀란드 풍력발전소 투자를 마무리했다.

하나금융투자의 ESG 관련 직·간접투자 규모는 2017년 30억 원에서 2019년 1514억 원으로 증가했다.

하나대체자산운용은 미국 태양광 선순위채권펀드 등을 통해 2019년 말 기준 ESG 분야와 관련해 314억 원을 운용하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들은 해외투자 유치, 해외사업 확대와 관련해 ESG 경영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연기금과 펀드운용사 등 대형투자기관들이 ESG 경영 관련 지표를 투자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을 2020년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최우선 순위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세계 ESG 투자규모는 2012년 13조3000억 달러에서 2018년 30조6830억 달러로 2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의 사회적 책임, 정부의 그린뉴딜정책 등과 맞물려 금융지주들 사이에 ESG 경영을 강화하는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금융회사의 ESG 경영에 관심을 두고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3일 열린 ‘녹색금융 추진 태스크포스’ 첫 회의에서 “앞으로 금융회사들의 자산운용과 관련해 신용위험, 유동성위험 등 전통적 위험 외에도 ESG요소 등과 관련한 사회적 책임투자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업기회를 잃을 수 있다”며 “새로운 위험유형을 두고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