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 출범을 계기로 인수합병을 통해 해외 보험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떠오른다.

신한생명이 베트남 등 해외국가에서 보험영업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검토해왔고 조 회장도 신한금융 보험계열사 육성과 해외사업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통합생명보험사 출범 맞춰 해외 인수합병도 저울질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2일 신한생명에 따르면 해외시장에 보험영업법인을 설립해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보험상품 가입자를 확대하는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해외 보험시장 진출을 목표로 베트남에 사무소를 설립하는 등 준비를 해 왔다"며 "인수합병이나 합작법인 설립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생명이 베트남과 같은 해외시장에서 보험영업을 하려면 관련된 라이선스를 확보해야 한다.

외국 금융회사가 보험업 라이선스를 받고 고객을 확보하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서 보험사를 인수해 진출하거나 현지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효과적 방법으로 꼽힌다.

신한생명은 조 회장이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오르기 전부터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해외사업 경험이 부족하고 재무적 부담도 커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와 합병한 뒤에는 자금여력이 크게 늘어나고 외국계 보험사였던 오렌지라이프의 현지화 노하우도 확보할 수 있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다.

조 회장도 신한금융 통합보험사가 내년 7월 출범한 뒤 생명보험업계 상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해외 진출에 힘을 실어주려 할 공산이 크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등 베트남에 진출한 신한금융 계열사는 시장 진출 초반부터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해 단기간에 현지 고객기반과 영업망을 확보하는 전략을 폈다.

신한생명 역시 베트남 보험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현지 보험사를 인수하는 등 조 회장의 의지를 담아 과감한 투자로 진출에 속도를 내며 뒤를 따를 가능성이 있다.

조 회장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 계획을 논의하는 '뉴라이프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신한금융 통합보험사 출범 뒤 성장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6월 말 열린 뉴라이프 추진위원회 회의에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에서 각각 글로벌사업을 담당하는 글로벌사업팀장이 서로 자리를 바꿔 근무하도록 하는 인력 교류방안이 결정됐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해외사업 경험 및 노하우를 공유해 합병 뒤 해외사업 운영 방향에 관련해 논의하고 해외진출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작업을 시작한 셈이다.

신한금융 통합 생명보험사가 베트남과 같이 다른 계열사가 진출한 지역에서 보험영업을 시작하면 고객 기반을 공유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함께 공급하는 등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

보험영업뿐 아니라 해외 대체투자 프로젝트에 계열사와 함께 참여하며 새 수익원을 발굴하는 효과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신한생명은 이미 영국 등 해외국가에서 자산운용과 투자금융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신한금융에 인수되기 전 ING생명 아시아본부에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시아지역 전반에 관련해 다양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대비해 보험사 등 비은행계열사 육성에 속도를 내고 신한금융에서 해외사업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는 일을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 통합보험사 출범 뒤 해외사업을 확장하는 일은 이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뤄낼 수 있는 효과적 방법으로 꼽힌다.

조 회장은 최근 신한금융에 벤처캐피털기업 인수를 추진하며 지난 임기 때부터 이어졌던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전략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신한생명 통합보험사 출범 역시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합병하며 이뤄낸 성과인 만큼 해외진출을 위해 추가 인수합병이 검토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신한금융지주 최대 경쟁사인 KB금융지주가 최근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며 보험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해외에서 인수합병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점도 신한금융의 추격이 다급해진 이유로 꼽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주요 업종별로 사업을 재편하고 성장전략을 수립하며 인수합병과 같은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