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대식 동아에스티 대표이사 회장이 의약품 생산설비를 공격적으로 확충해 글로벌진출 확대를 위한 전초기지로 삼는다.

엄 회장은 자체신약인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 등의 수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데 새 공장 건설로 글로벌진출 전략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동아에스티 해외진출 자신하는 엄대식, 공격적 공장 확충

▲ 엄대식 동아에스티 대표이사 회장.


31일 동아에스티에 따르면 인천 송도에 810억 원을 투입해 신설하는 의약품 공장은 기존 천안 공장에서 생산하던 경구용 제품의 물량을 넘겨받아 생산하게 된다.

천안 공장은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과 '슈가메트', 위염치료제 '스티렌' 등 고형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최근 가동률이 100%를 넘어서면서 증설이 필요하다.

인천 송도 공장은 연면적 1만5207㎡(약 4600평)에 지상 1~3층으로 지어진다. 2020년 10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지어져 2023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공장은 향후 미국 cGMP(선진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유럽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도 획득해 수출물량을 생산하게 된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향후 제품의 해외판매를 위해서는 국제기준의 시설이 필요한 상황인데 공장 신축으로 원가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며 “투자금 810억 원은 자체 보유한 현금을 활용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엄 회장은 인천 송도를 거점으로 의약품 수출을 대폭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동아에스티는 현재 대부분의 수출을 캔 박카스를 통해 거두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2019년 해외사업에서 매출 1591억 원을 거뒀는데 이 가운데 905억 원을 캔 박카스를 통해 냈다.

엄 회장은 최근 캔 박카스 외에 의약품 수출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동아에스티의 대표적 약품은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이다.

슈가논은 동아에스티가 자체개발한 당뇨 치료제로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26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출시 첫해인 2016년 매출 36억 원을 냈고 2019년 국내에서 매출 142억 원까지 늘어나며 시장성을 입증했다.

엄 회장은 2019년 4월 슈가논을 인도에 발매하며 첫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인도 당뇨병 치료제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의 당뇨환자 수는 약 7300만 명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고 2018년 당뇨병 치료제시장은 15% 성장했다.

엄 회장은 인도에 이어 다른 지역에서도 슈가논을 순차적으로 발매하고 있다.

슈가논은 2020년 2월 러시아에 출시됐고 브라질에서는 판매허가 신청을 마쳤다. 또 중남미 17개 국가에서 발매 및 허가를 진행하고 있다.

엄 회장은 슈가논을 대동맥판막 석회화증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바이오엔비아와 설립한 조인트벤처 ‘레드엔비아’를 세우기도 했다. 대동맥판막 석회화증은 대동맥판막의 석회화가 서서히 진행돼 판막이 좁아지고 혈액이동에 장애가 발생하는 노인성 만성질환이다.

슈가논의 적응증이 확대된다면 더 많은 생산물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엄 회장은 2018년 1월 동아에스티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항상 해외사업을 강조해 왔다.

엄 회장은 2020년 3월 동아에스티 정기 주주총회에서 “4차산업혁명을 대비하며 글로벌 신약으로 도약하는 리딩 컴퍼니가 되고자 체계적으로 중장기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엄 회장의 취임 기간 동아에스티의 해외 매출은 늘었다. 동아에스티 수출은 2018년 1402억 원에서 2019년 1591억 원으로 13.5% 증가했다.

인천 송도 신공장은 엄 회장의 수출 강화 전략에서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동아에스티는 2020년 2분기 코로나19로 캔 박카스 판매가 감소하며 해외사업부가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며 “하지만 최악의 시기를 지나면서 하반기부터는 해외사업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