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이 롯데홈쇼핑의 체질을 미디어커머스기업으로 순조롭게 바꿔가고 있다.

TV홈쇼핑 채널끼리 경쟁하던 시대를 지나 T커머스와 이커머스 등 다른 판매채널과도 경쟁이 붙으면서 기존 방식만으론 생존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사업체질 전환 순조, TV 벗어나 미디어커머스로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사장.


26일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해 미디어커머스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올해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홈쇼핑의 업황 부진 속에서도 자체 패션 브랜드와 모바일커머스를 강화한 전략으로 지난해 대규모 그룹 사장단 물갈이인사에서 계열사 대표 가운데 유일하게 승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임을 재확인한 만큼 더욱 고삐를 죄는 것이다.

롯데홈쇼핑은 2019년 매출 9870억 원, 영업이익 1200억 원을 거둬 2018년보다 매출은 8.6%, 영업이익은 21.4% 늘었다.

롯데그룹 유통부문의 실적이 대부분 뒷걸음질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크게 끌어올리며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을 약 9.6%씩 늘리며 순항하고 있다. 다른 홈쇼핑업체들과 비교해봐도 눈에 띄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TV방송을 보고 전화로 주문하던 방식이 아니라 모바일이나 TV 등 미디어 채널에서 곧바로 주문하는 미디어커머스가 대세로 떠오르는 것에 가장 발빠르게 대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쇼핑은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 등 주력 사업부문의 수익기반이 약화돼 영업이익이 줄고 있다”며 “홈쇼핑부문이 유일하게 T커머스 등 디지털 전환에 힘입어 안정적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17년 3월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로 취임할 때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원의 납품비리 혐의와 홈쇼핑 재승인 심사 등 회사 안팎으로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다잡은 이 대표가 이젠 미디어커머스로 코로나19 위기를 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롯데홈쇼핑을 2025년까지 단순한 TV홈쇼핑 채널을 넘어 미디어커머스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이는 최근 그룹 차원에서 포스트 코로나19시대에 대비해 각 계열사에 디지털 전환(DT)을 주문하고 있는 것과도 궤를 같이 한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2월 라이브 방송과 쇼핑을 결합한 ‘쿸방’ ‘랜선뷰티’ 등 식품, 뷰티 전문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3월에는 인플루언서들이 출연해 일상생활 속 제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등 미디어커머스형 콘텐츠를 꾸준히 확장해가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올해 5월까지 모바일 채널에서 미디어콘텐츠를 통한 매출과 주문 고객 수를 분석한 결과 1년 전보다 매출과 주문 고객 수 모두 약 50%씩 늘었다.

이에 힘입어 롯데홈쇼핑이 지난해 4월 내놓은 모바일 생방송 채널 ‘몰리브(MOLIVE)’는 1년 만에 누적 시청자 수 120만 명을 보였다.

기존 TV방송 및 T커머스가 주로 중장년층을 겨냥한 판매채널이라면 모바일 커머스의 주요 고객이 주로 젊은층인 만큼 유튜브 방식으로 재미와 콘텐츠를 담은 방송을 제작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모바일 생방송으로 송출됐던 영상은 T커머스 채널과 SNS 공식 계정에 올려 꾸준히 사람들이 소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비디오커머스 플랫폼 'EFE(에페)'와 패션 플랫폼 'Fly B(플라이 비)'도 준비하고 있다. 

에페는 크리에이터가 참여하는 미디어커머스 방식이고 플라이 비는 취향 및 체형에 맞게 고객 맞춤형 패션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