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나무코프 대표가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100억 원대 자문료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재판부는 나무코프와 SDJ코퍼레이션 사이의 계약이 변호사법을 위반해 무효인 만큼 이에 따른 자문료 지급 의무도 없다고 판결했다.
 
민유성, 신동주 상대 롯데 다툼 100억 자문료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져

▲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오른쪽)과 민유성 당시 SDJ코퍼레이션 고문이 2015년 10월8일 서울 소공동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서울고법 민사34부(재판장 장석조 판사)는 8일 나무코프가 SDJ코퍼레이션를 상대로 낸 107억8천만 원 규모 용역비 청구소송에서 SDJ코퍼레이션이 나무코프에 이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나무코프가 청구금액 107억8천만 원 가운데 75억46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지만 2심에서 판결이 뒤집어진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둘 사이의 자문용역계약 자체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에 따르면 변호사가 아닌 자가 법률사무를 취급하면 이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나무코프와 SDJ코퍼레이션이 맺은 계약이 이 변호사법을 위반한 만큼 무효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나무코프와 SDJ코퍼레이션은 각종 소송행위 등을 포함한 방법으로 신동빈 회장의 경영상 비리를 발견하고 이를 공론화하거나 관계기관에 제공해 여건을 조성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그 대가로 자문료를 지급받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나무코프와 SDJ코퍼레이션의 계약은 금지된 법률사무를 수행하고 대가를 수령하는 내용인 만큼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해 무효”라며 “계약이 유효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나무코프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민 대표는 롯데그룹에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회장의 경영권 다툼이 시작된 2015년 9월부터 SDJ코퍼레이션의 고문을 맡아 신동주 회장을 위한 여론전을 이끌었다.

민 대표측은 2015년 1차 계약으로 월 8억8천만 원씩 1년 동안 105억6천만 원을 받았으며 2016년 10월 계약기간 2년, 월 자문료 7억7천만 원의 2차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2017년 8월 신동주 회장이 계약을 해지하면서 10개월치 자문료만 받게 되자 민 대표는 2년 계약에 따라 나머지 14개월치의 자문료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신동주 회장은 민법에 따라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맞섰다.

1심 재판부는 신동주 회장측이 정당한 이유나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서 계약을 해지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보고 75억4600만 원을 민 대표측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