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사 팬오션이 앞으로 거둘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벌크선 운임이 하락세를 보였으나 최근 급등한데다 중국의 인프라 확대에 따른 원자재 물동량 증가로 팬오션의 실적 증가가 예상된다.
 
팬오션, 벌크운임 급등하고 중국 인프라 확대에 힘입어 실적 밝아

▲ 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


석탄과 철광석 같은 원자재와 곡물을 운반하는 벌크선의 시황을 나타내는 지수인 발틱운임지수(BDI)는 2019년 9월부터 하락세를 나타내다 최근 4배 이상 폭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 경제지표 조사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2020년 6월30일 기준으로 발틱운임지수는 1799포인트를 보였다. 올해 2월10일 411포인트를 보인 것과 비교해 4배 넘게 올랐다.

팬오션은 그동안 장기운송계약도 늘려왔을 뿐만 아니라 발틱운임지수의 영향을 받는 단기운송계약에서도 화주영업을 확대하며 시장운임의 구조적 상승해 대비해왔기 때문에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팬오션은 2020년 1분기 기준으로 모두 197척의 선박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67척이 석탄이나 철광석 같은 건화물을 운송하는 선박이다. 건화물 선박 가운데 33척이 장기운송계약으로 운용되며 나머지 132척은 단기운송계약으로 발틱운임지수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발틱운임지수가 크게 오른 것은 세계적으로 노후 벌크선 해체작업이 이뤄지면서 선복(배 짐을 싣는 용량) 공급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런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팬오션에게 고무적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6월1일부터 15일까지 보름 동안 해체된 선박량은 189만 dwt(재화중량톤수:화물을 실을 수 있는 무게)를 보였다. 2020년 4월 한 달 동안 해체된 선박량인 70만 dwt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증권업계에서는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 초 선박의 황산화물 배출과 관련된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낡은 배에 스크러버를 달거나 비싼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됨에 따라 경제성이 떨어진 배를 해체하려는 선주들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노후화로 해체되어야 하는 선박들이 시장에 남아서 저가로 화물을 운반하다가 퇴출되면서 시장운임이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하반기에도 선박 해체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운임도 함께 상승하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의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따라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의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팬오션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5세대 이동통신, 데이터센터, 궤도열차, 전기차 등 신형 인프라 구축에 올해 1조7천억 위안(약 289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위해서는 철광석과 같은 원자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운반하는 벌크선사인 팬오션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위해서는 철광석이 필요한데 중국의 철광석 재고는 2019년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따라서 하반기에는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드는 데다가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더해져 팬오션의 실적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팬오션이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6940억 원, 영업이익 219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보다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4.2%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