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와 한국야쿠르트, 농심 등 식품회사들이 잇따라 젊은 고객들을 겨냥해 e스포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식품회사들이 겨냥하고 있는 주요 고객층과 e스포츠 팬들이 겹치는 데다 국내 e스포츠 운영체제 변경으로 안정적 마케팅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롯데제과 한국야쿠르트 농심, e스포츠 마케팅으로 젊은 '팬덤' 정조준

▲ 2019년 7월 7일 서울 장충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리그오브레전드 리프트 라이벌즈’ 결승전 모습. <연합뉴스>


19일 e스포츠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로 전통적 스포츠대회 등은 중단된 가운데 식품회사들이 e스포츠를 통한 마케팅에 뛰어들면서 e스포츠 마케팅시장은 오히려 활기를 띄고 있다.

e스포츠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e스포츠시장 규모는 올해 5억9200만 달러(약 1조9200억 원)에서 2022년 29억6300만 달러(약 3조5880억 원)로 약 87%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롯데제과는 4월 아이스크림 월드콘 홍보모델로 ‘리그오브레전드(LOL)’를 대표하는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발탁했다. 

우리은행, SK텔레콤, 로지텍, 시디즈, 틱톡 등과 함께 올해 한국 프로게임리그협회(LCK) 공식 후원사로도 참여한다.

또 한국야쿠르트가 리그오브레전드 게임단 ‘하이프레시 블레이드’와 네이밍 스폰서를 맺었고 농심은 리그오브레전드 게임단 ‘팀 다이나믹스’의 인수협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금융회사 및 이동통신사, IT기업, 패션기업 등이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쌓기 위해 e스포츠 마케팅을 펼쳐왔는데 식품회사들이 올해부터 부쩍 e스포츠 마케팅이 뛰어든 것이다.

e스포츠를 즐기는 주연령대가 10~30대 사이로 최근 식품을 비롯한 소비시장에서 집중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밀레니얼세대’, ‘MZ세대’ 등으로 불리는 주요 고객층과 같다.

식품회사들은 최근 이들을 겨냥해 유튜브 등을 통해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광고 및 마케팅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e스포츠는 안성맞춤이다. 

국내 e스포츠가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고객들을 겨냥한 마케팅효과도 충분히 거둘 수 있다.

2021년부터 한국 프로게임리그협회(LCK) 리그에 ‘프랜차이즈 모델’이 도입돼 e스포츠 투자의 안정성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식품회사들이 뛰어드는 주요요인이다.

‘프랜차이즈 모델’이란 리그에 투자금을 내고 가입한 팀들이 주최측과 함께 리그와 관련된 각종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수익을 나누는 방식을 말한다.

또 이 모델에서는 승강제가 폐지된다. 기존에는 승강제가 있어서 투자한 게임단이 리그에 참여하지 못하면 사실상 마케팅효과를 거두기가 어려웠지만 이제는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강등되지 않고 리그에 꾸준히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리그로부터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는 만큼 네이밍 스폰서나 인수기업으로선 광고효과나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을 덜 느끼게 된 셈이다.

무엇보다 승강제 폐지로 고정적 팬덤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이점이 가장 크다.

최근 기업의 마케팅 트렌드가 ‘재미’와 ‘자발성’을 불러일으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게임단을 향한 자발적 ‘팬덤’은 각 회사 제품의 충성고객을 늘리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e스포츠 구단 연간 평균 운영비는 20억 원을 밑도는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기업으로서는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셈이다. 국내 프로야구 구단의 연간 평균 운영비는 400억 원가량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BMW, 나이키 등 다양한 업종의 국내외회사들이 e스포츠 마케팅에 뛰어들면서 단순한 브랜드 노출을 넘어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사용되고 있다”며 “국내 식품회사들 역시 e스포츠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새로운 광고 및 마케팅을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