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LG화학 소재사업 재편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신 부회장은 LG화학 첨단소재사업부문이 LG그룹의 성장전략에서 가장 기초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기조에 맞춰 올레드(OLED)소재사업과 배터리소재사업을 강화하는 데 더욱 힘을 쏟을 수 있게 됐다.
 
신학철 LG화학 소재사업 재편 막바지, 올레드와 배터리 강화에 집중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10일 LG화학에 따르면 신 부회장은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의 LCD소재사업 정리를 거의 마무리하고 LCD유리기판사업만 남겨두고 있다.

이날 LG화학은 중국 화학소재 회사인 샨샨에 LCD편광판사업을 11억 달러(1조3천억 원가량)에 매각한다는 조건부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2월 중국 시양인터내셔널에 LCD감광재사업을 580억 원에 매각한 데 이은 두 번째 LCD소재사업 정리다.

이제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에 남은 LCD소재사업은 LCD유리기판사업과 자동차용 LCD편광판사업 정도다.

이 가운데 LCD유리기판사업은 이미 철수가 확정됐고 철수 형태를 결정하는 것만 남았다. 신 부회장은 자동차용 LCD편광판사업은 정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사업은 ‘완성차를 제외한 모빌리티의 모든 것을 LG그룹이 제공한다’는 LG그룹 차원의 성장전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LG그룹의 성장전략은 올레드와 모빌리티에 맞춰져 있다.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는 두 전략에서 모두 시작점 역할을 맡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신 부회장은 LCD소재사업을 정리해 확보하는 자금을 첨단소재사업본부에서 올레드소재를 생산하는 IT소재사업부와 배터리소재를 만드는 산업소재사업부의 강화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올레드사업은 LG화학-LG디스플레이-LG전자로 이어지는 그룹 밸류체인으로 형성돼 있는데 LG디스플레이가 LCD에서 올레드로 사업을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신 부회장도 이에 발맞춰 올레드소재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사업을 양수했다. 2019년 4월 다국적 화학회사 듀폰에서 사들인 올레드 기판 재료기술 ‘솔루블 올레드’가 대표적이다.

LG그룹의 모빌리티 관련 전략에서는 LG화학이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전지사업본부의 전기차배터리가 대표적 제품이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의 배터리공장을 꾸준히 증설하고 있다. 전기차배터리 생산능력은 2019년 말 70GWh에서 올해 100GWh, 내년 120GWh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신 부회장으로서는 배터리 증설에 힘을 쏟는 만큼 배터리소재의 수급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LG화학은 첨단소재사업본부의 산업소재사업부에서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만들고 있지만 현재 산업소재사업부의 양극재 생산량이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수요 전체를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이에 따라 산업소재사업부의 양극재 생산량을 늘려 자체적으로 수급하는 비중을 늘리기 위한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2019년 7월 경북 구미에 양극재공장을 짓기 위한 5천억 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24년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 부회장은 공장을 단독으로 설립하는 것과 중국 기업과 합작해 투자하는 방식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의 전신인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는 해마다 들쭉날쭉한 실적을 내다 2018년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는 LG화학 전체 매출의 10% 수준을 차지하는 사업부로 비중이 크다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매출비중과 별개로 그룹의 전략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높아 사업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4월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의 조직을 IT소재사업부와 산업소재사업부, 자동차소재사업부로 개편했다. 이와 함께 IT소재사업부에서 LCD소재사업을 정리하고 올레드소재사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조직개편에 이어 LCD사업 정리를 대부분 마쳐 그룹 성장전략의 가장 기본이 된다는 첨단소재사업본부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더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