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준법경영과 불법 리베이트 공존, 경영진 말보다 의지 중요

▲ 한성권 JW홀딩스 대표(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2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제4회 JW 윤리의 날'을 맞아 각 자회사 대표, 자율준수 관리자 및 담당자 등 주요 임직원들이 준법‧윤리경영의 실천의지를 다지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JW그룹 >

JW홀딩스는 2007년부터 JW중외제약에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운영하며 준법·윤리경영 실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JW홀딩스는 2014년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팀을 신설하고 준법경영을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2017년부터는 JW그룹 차원에서 매년 6월2일을 ‘JW윤리의 날’로 정하고 임직원의 준법·윤리경영 실천자세를 점검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JW중외제약은 2018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등급 평가에서 제약사 가운데 최고등급인 'AA'등급을 받기도 했다.

JW홀딩스는 임직원의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이행평가를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는 등 승진과 보상평가로도 활용하고 있다. 평가가 나쁜 임직원에게는 중징계 이상의 인사제재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퇴색하는 일이 일어났다.

JW중외제약은 의약품 공급내역서에 일련번호를 누락한 약사법 위반 행위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월과 4월 해당 의약품별로 1개월에서 1개월15일의 판매정지 처분을 받았다.

여기에 36억여 원의 불법 리베이트를 병원 등 관계자에게 제공했다는 혐의로 신영섭 JW중외제약 대표이사 사장 등 임직원이 조사를 받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의료장비를 임차해 거래처인 병원 등에 무상 또는 저가로 임대해 시가와 차액만큼의 경제적 이익을 리베이트로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식약처에 따르면 문제가 된 JW중외제약의 불법 리베이트 행위는 2016년 3월에 진행된 서울국세청의 세무조사에서 확인된 것으로 2011~2014년 사이 벌어진 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에 만연한 리베이트 문제를 JW중외제약 역시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점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JW중외제약의 사업구조를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JW중외제약은 병원 내 처방의약품의 매출 비중이 높다. 매출에서 수액제가 차지하는 비율이 45%에 이른다.

이 때문에 JW중외제약이 처방의약품 매출을 늘리기 위해 병원 관계자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JW중외제약이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보여주기식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라는 곱지 않은 눈초리도 있다.

JW중외제약이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다. 당시 공정위는 제약업계의 불법 리베이트를 집중적으로 단속했다.

이 때문에 불법 리베이트 행위가 단속됐을 때 처벌수위를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한 게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온다.

문제의 불법 리베이트 행위가 벌어진 시기에 JW홀딩스가 준법·윤리경영 실천의지를 강조할 때였다.

올해도 6월2일 '제4회 JW 윤리의 날' 행사가 어김없이 열렸다.

JW그룹 자율준수위원장인 한성권 JW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기념사에서 "불확실한 기업 환경 속에서 지속경영에 필수적인 윤리경영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준법·윤리경영 문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JW그룹의 준법·윤리경영 실천을 위한 시스템은 이미 갖춰졌다. 문제는 이를 정착하고자 하는 강력한 오너와 경영진의 의지다.

논어에 '법어지언 개지위귀(法語之言 改之爲貴)'라는 구절이 있다. 모범적이고 본보기가 되는 올바른 말보다 잘못을 고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