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권 마이데이터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를 중심으로 금융데이터거래소 참여하면서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 신한카드 금융데이터 각광받아, 조용병 마이데이터 앞서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7일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따르면 데이터를 공급하는 업체 가운데 인기있는 공급기업 1위와 2위에 각각 신한카드와 신한은행이 올랐다.

금융데이터거래소는 데이터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 비식별정보를 거래하도록 중개하는 시스템이다.

비식별정보는 누구의 정보인지를 확인할 수 없도록 조치한 개인정보다. 이름, 주민등록번호처럼 특정인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을 뺀 데이터로 빅데이터의 원천이 된다.

신한카드는 67개의 데이터를 거래소에 등록해 데이터 등록순위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5월11일 금융데이터거래소가 출범한 이후 집계된 거래 가운데 40%가량이 신한카드의 데이터로 확인됐다.

신한카드는 금융데이터거래소 출범을 위한 워킹그룹에 처음부터 참여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데이터 제공사로 참여했다.

거래고객 2500만 명과 입출금 거래정보 월 3억 건가량을 활용해 지역단위의 소득, 지출, 금융자산 정보를 개발했다.

금융데이터거래소의 주요 공급업체로 신한카드와 신한은행이 나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은 조용병 회장이 취임 이후 지속해온 ‘디지털신한’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데이터사업에 있다고 강조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8월5일부터 개정 신용정보법이 시행되면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이 허가업으로 운영되는데 금융테이터거래소에 적극적 참여를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뜻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되면 고객 동의를 거쳐 은행 및 카드사 계좌·결제 정보는 물론 월 보험료와 투자현황, 국세·지방세, 통신비 납부내역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유리한 금융상품을 제안해 주거나 세분화된 맞춤형 상품을 판매하는 등의 새로운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은 데이터3법으로 불리는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등의 개정작업 논의가 이어지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데이터 신사업 진출을 준비했다.

지주와 은행, 카드는 금융데이터를 활용한 ‘그룹 개인자산관리 전략’을 세워 각각의 서비스를 내놨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 모바일플랫폼 ‘쏠(SOL)’ 안에 개인 자산관리서비스인 ‘My자산’을 선보이고 신한카드는 올해 3월 개인소비관리서비스인 ‘PayFan 소비관리’를 출시했다.

그룹 차원에서 데이터 경제에 대응하기 위해 1월 그룹 데이터 혁신 태스크포스를 진행했고 3월부터는 체계적 추진을 위해 그룹 내 관련부서 담당자들로 구성된 ‘데이터 혁신 추진단’을 운영하고 있다.

조 회장은 3월부터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디지털 핵심기술을 하나씩 맡아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도록 하는 ‘디지털 후견인’도 실시했다. 이 가운데 핵심기술은 신한은행의 인공지능과 신한카드의 빅데이터가 꼽힌다.

조 회장은 3월 그룹 경영회의에서 “디지털 전환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필수 전략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며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 가운데 오직 3%만 성과를 낸다는 것을 명심하며 디지털 전환이 구호로만 남지 않도록 각 자회사 최고경영자가 적극 챙겨달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