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올해도 ‘여름 보너스’로 불리는 중간배당을 실시할까?

하나금융지주가 배당성향을 3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최근 5년 동안 중간배당을 늘려왔던 만큼 올해도 중간배당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하나금융지주, 금감원 경제위기 배당자제 권고에도 중간배당 이어갈까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일각에서는 금융감독원이 금융권에 배당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내렸기 때문에 하나금융지주가 중간배당을 축소하거나 아예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도 나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간배당 시즌이 다가오면서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실시했던 하나금융지주를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중간배당과 관련한 내용을 공시할 시점도 다가오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정관에 따르면 중간배당 기준일은 6월30일이다.

하나금융지주가 기준일에 맞춰 중간배당을 하려면 권리주주 확정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 결정을 공시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중간배당을 받으려면 기준일인 6월30일 2거래일 전(6월26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한다. 

하나금융지주는 보통 중간배당을 받을 수 있는 주식 매수일 2주 전쯤 주주명부 폐쇄 결정 공시를 해왔기 때문에 올해 중간배당을 실시한다면 6월12일경 공시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간배당은 하나금융지주 주주환원정책의 대표적 정책이다. 금융지주 가운데 하나금융지주만 중간배당을 해왔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5년 동안 중간배당 규모도 늘렸다.

하나금융지주는 2019년 주당 500원, 2018년 400원, 2017년 300원, 2016년 250원, 2015년 150원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하나금융지주가 1분기 ‘깜짝실적’을 거둔 점도 중간배당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하나금융지주는 1분기 순이익 657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 늘면서 중간배당을 놓고 주주들의 눈높이도 높을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중간배당 실시 여부 및 규모를 통해 올해 하나금융지주 배당성향을 미뤄볼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배당을 늘려왔다. 올해도 중간배당을 실시하며 배당성향을 높일 지 짐작해 볼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 배당성향은 2017년 22.53%, 2018년 25.54%, 2019년 25.78%로 높아졌다.

하나금융지주 주가가 5월25일부터 6월3일까지 8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인 데는 국내 증시 상승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중간배당을 향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간배당 지급중단, 배당성향 후퇴와 같은 극단적 비관론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부담을 전가한 금융당국, 적극적 주주환원 기조를 약속한 경영진모두에게 부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은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의 중간배당 지급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지주가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거나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나금융지주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중간배당과 관련해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최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회사에 건전성 강화를 이유로 충당금을 늘리고 배당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내린 점도 하나금융지주가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요 금융지주의 1분기 대손충당금을 살펴보면 KB금융지주 1565억 원, 신한금융지주 2586억 원, 우리금융지주 750억 원 등으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반면 하나금융지주의 대손충당금은 36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7% 감소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담보대출 비율이 높아 충당금을 적게 쌓았다”며 “단순히 충당금 규모만으로 건전성을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