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LG그룹이 ‘AI원팀’으로 발빠르게 뭉쳐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인공지능기술이 산업 전반과 일상생활을 포함한 미래사회의 중심 기술이 될 것이라는 ‘비전’을 내보여왔는데 두 기업이 협력하면 서로의 강점을 자체 기술력 위에 장착해 인공지능 분야에서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구현모 구광모 의지 실어 손잡은 KT와 LG, 인공지능 무얼 보여줄까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3일 KT에 따르면 전자·통신분야의 대표적 기업이자 자체적 인공지능 역량을 보유한 LG전자와 LG유플러스가 KT가 주도하는  ‘AI 원팀’에 합류함에 따라 인공지능 제품과 서비스, 솔루션 분야에서 실질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기가지니’을 앞세운 음성인식 인공지능 기술이 강점이다. 다만 이동통신기업이라서 기가지니를 일상생활 속에 폭넓게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LG전자는 인공지능 브랜드 ‘LG씽큐(LG ThinQ)’를 바탕으로 생활가전 영역을 주요 무대로 삼고 있는 만큼 KT가 기가지니의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LG전자는 KT와 현대중공업그룹을 비롯한 다양한 기관이 참여한 AI원팀 합류로 LG전자 제품에 실을 인공지능 기술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구현모 사장은 KT를 이동통신기업에서 나아가 ‘인공지능 플랫폼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는데 LG그룹과 손을 잡으면서 KT 중심의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를 같은 팀으로 맞이하면서 스마트기기, 스마트가전, 스마트홈 등 산업영역에서 KT 인공지능 플랫폼 ‘기가지니’ 생태계를 크게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기 때문이다.

구현모 사장은 올해 KT 대표에 오른 뒤 회사 안팎에서 인공지능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를 서둘러 왔다.

우선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AI/DX융합사업부문을 새롭게 만들었다. AI/DX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을 뜻하는 것으로 인공지능을 통한 KT 사업 전반의 혁신을 담당하는 부서다.

조직개편과 함께 인공지능 기술력 향상과 이를 적용한 실질적 사업성과 창출을 위한 발걸음도 쉬지 않았다.

KT는 올해 2월 현대중공업그룹, 한양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기업과 기관 5곳이 참여하는 산학연협의체 ‘AI원팀’을 출범했다. 

AI원팀에 LG전자와 LG유플러스를 끌어오는 데도 구 사장이 직접 나섰다고 알려졌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3사의 연합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KT는 LG전자, LG유플러스의 합류에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금융, 유통 등 다양한 산업영역에서 AI원팀 파트너를 모으는 데 더욱 힘을 실을 계획을 세워뒀다.

KT 관계자는 “금융 등 여러 산업분야에서 KT AI원팀의 협업체제를 점차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라며 “AI원팀 자체가 열려 있기 때문에 여러 산업분야에서 문의나 제안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을 중심에 둔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구 회장은 5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그룹 차원의 인공지능사업 추진전략, 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분야의 우수인재 확보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과감하게 도전하지 않는 것이 ‘실패’”라며 적극적 자세를 당부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2018년 4월 출범한 LG그룹 핵심 연구단지로 인공지능 분야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사업장이다. 

LG전자는 앞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가전전시회 ‘CES2020’에서도 인공지능 브랜드 LG씽큐(LG ThinQ)의 다양한 서비스를 보여주는 ‘LG씽큐존’을 내걸었다.

김진홍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은 당시 “CES2020에서 본격적 4차산업혁명시대에 발맞춰 LG의 인공지능 비전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고객들은 LG씽큐를 통해 집 안에서 누리는 인공지능 경험을 외부에서도 내 집처럼 편안하게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와 LG전자, LG유플러스는 3일 KT 광화문빌딩에서 각 기업의 역량을 모아 인공지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3사는 각자의 인공지능 보유기술과 경험을 활용해 인공지능 관련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는 데 힘을 모은다.

반면 SK텔레콤은 KT보다 한 달 앞선 1월 ‘CES 2020’에서 삼성전자, 카카오와 인공지능분야 동맹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업무협약 체결 등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