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엄궁대교 건설공사 입찰이 7월 출범하는 대림건설의 토목사업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호와 합쳐 대림건설이 되는 고려개발이 모회사 대림산업을 대신해 컨소시엄을 구성해 엄궁대교 입찰에 나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참여한 컨소시엄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대림건설로 몸집 키울 고려개발, 데뷔전 엄궁대교 수주 성공할까

▲ 곽수윤 고려개발 대표이사.


21일 대림산업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11월 이뤄질 엄궁대교 건설공사 2차 입찰에 1차 입찰에 참여했던 대림산업을 대신해 고려개발이 나서는 것은 변경된 공사조건에 고려개발이 더욱 적합하다는 내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2차 입찰조건이 애초 특수교량에서 일반교량으로 바뀌면서 대림산업이 직접 나서기엔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며 "고려개발은 토목 전문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충분히 수주를 할 수 있다고 보고 자리를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부산광역시가 엄궁대교를 사업성이 높은 특수교량으로 짓기로 해 1차 입찰에 나섰는데 2차 입찰에서 일반교량으로 공사조건이 변경돼 새 조건에 적합한 고려개발이 대신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엄궁대교는 2900억 원 규모로 부산 강서구 대저동과 사상구 엄궁동 사이 3.0km을 6차로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1차 입찰은 대림산업만 참여해 유찰됐는데 2차 입찰은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대우건설이 참여한 극동건설 컨소시엄과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고려개발은 39.66%의 지분으로 한진중공업(28.16%), 동원개발(9.05%), 경동(9.05%), 네오산업개발(9.05%), 에스투(5.03%)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19일 진행된 공사 사전심사에 참가했다.

현대건설은 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지원건설(17%), 협성종합건설(10%), 흥우(10%), 삼미(10%), 황토(7%), 동성(5%)과 컨소시엄을 이뤘고 극동건설은 45%의 지분으로 대우건설(25%), 남광토건(20%), 대성문(5%), 혜도건설(5%)과 팀을 만들어 사전심사에 참여했다.

대림산업은 고려개발이 대신 나서더라도 주요 건설사 컨소시엄과 대결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바라봤다.

대림산업 고위 관계자는 "고려개발이 규모에서 대림산업보다 작다보니 가격 경쟁력과 효율 면에서 앞설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고려개발은 이전에도 현대건설과 경쟁에서 수주를 따낸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엄궁대교 입찰은 고려개발과 삼호가 합병해 대림건설로 출범하는 안건이 13일 주주총회를 통과한 뒤 처음으로 뛰어드는 토목사업인 만큼 수주 여부를 놓고 대림산업 내부에서도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대림산업과 고려개발, 삼호는 입찰 참여 등과 관련해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림산업의 다른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림산업과 고려개발과 삼호 사이에 지역이나 규모 등을 특정해서 사업경계를 나누고 있진 않다"면서도 "수주와 사업계획과 관련해 대림산업과 고려개발, 삼호는 서로 어느 정도 공유를 통해 서로 겹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매출액 1조 원대 삼호와 6천억 원대 고려개발의 합병으로 출범하는 대림건설의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삼호와 고려개발의 시공능력평가액을 단순합산하면 업계 16위 권인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