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하나로마트의 성장을 발판으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식자재 바우처, 재난지원금 등 정부와 지자체의 코로나19 관련 정책에 따라 하나로마트의 공공성이 최근 부각되고 있는 만큼 농축산물 판매 증가를 농가소득 증대로 이끌 수 있도록 하나로마트를 중심으로 하는 유통구조 혁신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오늘Who] 이성희, 하나로마트 성장 업고 농협 유통구조 손보기 탄력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20일 농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의 코로나19 관련 정책에 따라 농협 하나로마트와 하나로마트의 온라인쇼핑몰인 농협몰이 고객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이 회장은 농협 회장 선거 당시 온오프라인의 양대축인 하나로마트와 농협몰을 중심으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만큼 공약을 이행하는 데 속도를 내게 될 수 있다.  

이 회장은 소매유통은 하나로마트를 중심으로 육성하고 농협몰을 미래산업으로 키워나가는 방향으로 유통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실행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하나로마트와 산지를 직거래 또는 연결을 강화하는 쪽으로 유통구조를 개선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로마트와 농협몰의 사업이 확대되면 그만큼 우리 농산물 판매가 늘어 농가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민간유통업 벤더들이 상당부분 농산물 산지시장을 점유하고 있고 유통단계도 복잡해 실제적으로 농민에게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유통구조가 복잡할수록 생산자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하나로마트와 농협몰을 중심으로 유통구조를 개선해야할 필요성이 더 높아진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농축산물 유통구조를 선진화하고 농·축협 숙원사업을 해결해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올바른 유통위원회 출범식에서는 “유통구조 개선을 임기 중 최우선 과제로 삼고 농업과 농촌, 농업인과 ‘함께하는 농협’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코로나19 대응정책에 따라 공공성을 지닌 농협 유통계열사로서 하나로마트와 농협몰이 가장 수혜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코로나19 사태로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연기되면서 사용하지 않은 급식비용을 학생 1인당 10만 원씩 식재료와 바우처로 되돌려주기로 했다. 쌀과 농축산물 등 식재료 꾸러미와 농협몰 포인트로 지급된다.

포인트로 제공되는 금액은 모두 1200억여 원 규모다. 서울시는 학생 86만 명에게 4만 원을, 경기도는 169만 명에게 5만 원을 제공한다. 제공된 포인트는 7월 말까지 사용할 수 있다.

농협몰 포인트는 학부모 ID로 충전돼 농협몰에서 원하는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다. 이에 농협몰에 접속자가 몰려 19일 한때 사이트 접속이 지연되는 등 농협몰에 관심이 높다.

단기적으로 농협몰의 매출이 오르는 효과를 보는 것은 물론 인지도 또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농협몰을 잘 모르던 고객들도 포인트 사용을 위해 농협몰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경기도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고려하면 광고효과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식자재 바우처 사업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고려하고 있어 농협몰 이용고객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지만 농협몰의 인지도가 미미한 수준임을 고려하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오프라인 매장인 하나로마트의 성장도 기대된다.

하나로마트는 대형마트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의 긴급재난지원비를 사용할 수 있어 이용고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된 11일부터 17일까지 하나로마트의 한우 하루 평균 판매액은 8억6600만 원으로 파악됐다. 4일부터 10일까지 하루 평균 판매액보다 57% 늘었다. 같은 기간 돼지고기 판매액은 3억7600만 원으로 52% 증가했다.

하나로마트는 앞서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공적 마스크도 판매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