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새 스마트폰 ‘벨벳’을 놓고 성능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평가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벨벳 등 5G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판매를 확대해 모바일사업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는데 이런 평가가 지속되면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5G스마트폰 승부 LG전자, 벨벳 비싸다는 해외반응에 가격책정 부담

▲ LG전자 스마트폰 '벨벳.


20일 LG전자에 따르면 조만간 벨벳의 해외 출시계획을 발표한 뒤 하반기부터 미국과 일본 등 5G통신이 활성화한 국가에 차례대로 내놓는다는 계획을 잡아놓고 있는데 벨벳의 흥행을 놓고 회의적 시선이 해외매체에서 나와 부담을 안고 있다.

IT매체 폰아레나는 “벨벳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V60씽큐’와 비교해 여러 부분에서 타협했다”며 “예상보다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술매체 보이지니어스리포트(BGR)는 벨벳에 관해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시기에 735달러를 지불하고 살 만큼 품질이 충분하지 않다”고 바라봤다.

이런 평가에는 벨벳이 ‘매스 프리미엄’으로 홍보됐는데도 가격에 못 미치는 사양을 갖췄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매스 프리미엄은 합리적 가격과 프리미엄급 성능을 겸비한 제품을 말한다.

벨벳은 퀄컴의 보급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765’를 탑재했고 V시리즈나 G시리즈 등 기존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있는 고음질 오디오칩 ‘쿼드덱’과 카메라의 광학식 손떨림보정(OIS) 기능이 적용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벨벳 출시가격이 89만9800원으로 책정됐다. 벨벳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A51 5G’ 및 애플 ‘아이폰SE 2세대’ 등 다른 보급형 스마트폰과 비교해 상당히 비싼 수준이다.

5G스마트폰은 LG전자 모바일사업의 부진을 해소할 새로운 시장으로 여겨진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LG전자는 2019년 미국에서 5G스마트폰 점유율 15%가량을 차지했다. 세계 전체로 보면 점유율 10%를 확보해 삼성전자와 화웨이 바로 다음 순위에 올랐다.

지난해 LG전자의 전체 스마트폰 점유율이 2%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5G스마트폰에서는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LG전자는 올해 5G스마트폰에 더욱 힘을 주기로 했다.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5G스마트폰 매출비중을 13%에서 30%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하지만 5G 전략스마트폰 벨벳이 해외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면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일이 어려워질 수 있다.

물론 LG전자는 소비자의 가격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벨벳을 출시하면서 이동통신3사와 함께 할인 프로그램을 내놨다. 

통신사 요금제에 따른 할인을 제공하는 한편 향후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조건으로 출고 가격의 최대 50%를 할인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외국에 내놀을 때는 처음부터 제품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출시 국가와 통신사가 달라지는 만큼 할인혜택이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폰아레나는 LG전자와 한국 통신사가 추진하는 할인정책을 두고 “미국에서 거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런 종류의 판촉행사가 항상 쉽게 국경을 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IT매체 GSM아레나는 “LG전자는 애플이 아니다”며 “플래그십(기함) 칩셋이 없고 디스플레이가 평범한 스마트폰에 700달러 이상을 지불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