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BC카드에 더해 KT의 자본투자도 받아 아파트담보대출 등 신무기로 카카오뱅크 추격에 고삐를 죌까?

4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자본확충을 기반으로 신상품 출시 계획을 세우는 등 영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케이뱅크, KT 자본도 받아 아파트담보대출로 카카오뱅크 추격하나

▲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


케이뱅크 관계자는 "자본확충이 이뤄지는 대로 기존 신용대출 판매 재개를 시작으로 신상품 출시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인터넷은행에서 시도된 적 없는 아파트담보대출 등 신상품 출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시장 경쟁기업인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사업 진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만큼 케이뱅크가 주택담보대출시장을 선점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펼치면 영업 정상화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4월2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 서면답변자료에서 “복잡한 규정이 얽혀있어 주택담보대출 절차를 비대면으로 개발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며 “짧은 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의 구체적 출시시기를 말하기 이르다”고 답했다. 

케이뱅크는 KT를 통한 자본확충에 제동이 걸리며 사실상 영업중단 상태에 놓여 있었지만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 통과로 주택담보대출 등 자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신상품 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 

다만 KT는 직접 투자를 통해 케이뱅크의 최대주주에 오를 길이 열렸지만 일단 기존에 진행해 오던 자회사 BC카드를 통한 우회 투자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국회는 앞서 3월5일 대주주 자격요건을 완화해주는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케이뱅크 자본확충을 위한 KT 특혜라는 논란이 커지자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을 부결했다.

이에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과 별도로 KT 자회사인 BC카드를 통해 우회적으로 2988억 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덩치가 커진 카카오뱅크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신규상품 개발 등 자본 확충이 지속해서 필요한 만큼 KT가 직접 케이뱅크에 투자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당초 케이뱅크 출범을 주도했던 KT는 2019년 3월 5900억 원 규모 증자를 통해 케이뱅크 최대주주에 올라서겠다는 안건을 이사회에서 의결하는 등 투자에 적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최근 BC카드를 통해 우회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3천억 원 규모를 크게 웃도는 증자계획을 1년 전에 이미 세웠던 셈이다.  

케이뱅크는 2017년 4월 카카오뱅크보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시장에 진출했지만 KT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이력으로 대주주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자본확충에 나서지 못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왔다. 

케이뱅크의 자본 확충길이 막힌 사이 카카오뱅크는 고객 수 1100만 명을 넘어서며 케이뱅크 고객 수 120만 명과 비교해 차이를 크게 벌렸다. 은행연합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카카오뱅크는 수신과 여신 금액에서도 각각 20조7천억 원과 14조8천억 원을 넘어서며 케이뱅크 수신 2조2천억 원, 여신 1조4천억 원을 10배 이상 앞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6주 적금 등 기존 상품에 더해 모바일앱을 전면 개편해 `카카오뱅크2.0` 앱을 선보이고 제휴 신용카드서비스도 출시하는 등 혁신성을 더 강화하고 있다.

이에 더해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시장 신규 경쟁자도 견제해야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토스는 토스뱅크 설립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12월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아 2021년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를 출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올해 4월부터 인력충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아직 토스뱅크 출범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상품 등에 구체적 계획은 나와 있지 않다"며 "현재 주주사를 통해 은행업무 인력을 파견받고 있고 최종적으로 200여 명 규모의 인재채용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앞서가는 카카오뱅크와 새롭게 진출할 토스 등 더욱 치열해진 경쟁상황을 맞아 빠른 영업 정상화가 절실하다.

KT 관계자는 "이번 증자까지는 BC카드를 통해 투자하는 방식을 이어갈 것"이라며 "그 이후에는 상황 변동에 따라 주주들과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