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한진칼처럼 경영권 다툼을 겪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6일 “대림산업을 향한 기타법인의 지분 매수를 경영권 확보를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그 가능성은 낮다”며 “기타법인의 지분 매수는 경영권 다툼이 아닌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대림산업에서 한진칼처럼 경영권 다툼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


대림산업은 최근 보름 동안 기타법인의 순매수금액이 눈에 띄게 늘면서 주가가 저점 대비 60% 이상 올랐고 이에 시장에서는 대림산업이 제2의 한진칼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진칼은 경영권 다툼에 따라 KCGI, 델타항공, 반도그룹 등 기타법인이 지분을 경쟁적으로 매입하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대림산업이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없고 현재 단단한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 등이 한진칼과 다른 움직임을 보일 이유로 꼽혔다.

박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해욱 회장 장남체체로 지배구조를 갖추고 다른 형제들은 미미한 지분을 들고 있어 한진칼과 다르다”며 “대림산업의 최근 영업성과를 봤을 때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가치 강화를 위해 경영권을 위협하기에도 명분이 약하다”고 바라봤다.

기타법인이 대림산업 지분을 사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단순투자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했다.

박 연구원은 “대림산업에서 최근 기타법인 매수만큼 눈에 띄는 것은 잇따른 사업분할과 자회사 흡수합병”이라며 “이는 그동안 시장에서 나왔던 건설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의 분할과 지주회사체제 전환 시나리오 차원의 움직임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대림산업의 지배구조 변경을 추진하는 데는 대림코퍼레이션의 2대주주에 오른 KCGI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KCGI가 투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변경 과정에서 대림코퍼레이션 상장을 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CGI는 지난해 9월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7%를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으로부터 인수하며 대림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대림코퍼레이션 2대주주에 올랐다.

대림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말 보통주 21.7%를 보유한 대림산업의 최대주주다.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 역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52.3%를 보유해 대림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