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미래 먹거리로 수소사업을 점찍고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다만 수소사업에서 단기간에 실적을 내기는 어려워 가스공사의 해외사업 손실 등 실적 악화를 해결하는데는 당장 보탬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희봉, 가스공사 멀리 보고 실적부담에도 수소사업 투자 늘려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29일 가스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채 사장은 수소사업을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판단하고 수소사업 추진 로드맵에 따라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 에너지가 수소가 될 것이라고 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수소경제가 올지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지만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수소가 미래의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수소는 지역적 편중이 없는 보편적 자원이고 화학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문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에서 계속 주목받고 있다.  

가스공사는 수소가 미래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보고 2030년까지 수소 생산시설 25개를 건설하고 700km의 배관망을 건설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수소사업 추진 로드맵을 2019년 4월 발표했다.

이를 위해 가스공사는 수소사업에 모두 4조7천억 원을 투자한다.

가스공사의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의 수소사업 계획과도 흐름을 같이한다. 정부는 2019년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고 장기적으로 수소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부는 수소 공급이 2018년 연간 13만 톤에 불과하지만 2040년에는 526만 톤 이상으로 40배 넘게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가스공사의 수소사업 투자가 수익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해 악화하고 있는 가스공사의 실적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수소경제 가속화는 가스공사의 기존 자산과 핵심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도 “가스공사의 수소경제 투자가 수익으로 연결되는 시점은 장기적이지만 유가 하락과 탈탄소 가속화로 가스공사의 자산 가치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가스공사는 해외사업에 투자한 금액의 비중이 높아 해외사업에서 손실이 늘며 순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가스공사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4조9826억 원, 영업이익 1조3345억 원, 순이익 582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2월 말 공시했다.

2018년보다 영업이익은 4.5% 늘었지만 매출은 4.6%, 순이익은 88.9% 감소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을 두고 호주 프렐류드와 캐나다의 혼리버 등 해외사업에서 손상차손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스공사는 2019년 6월 생산을 시작한 호주 프렐류드 가스 개발사업에서 4180억 원, 캐나다 혼리버에서 손실 1157억 원을 봤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보고 수소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스공사가 공기업이라는 책임감을 지니고 단기간 발생하는 손실부담은 감수하고 우리나라의 장기적 에너지 구조 변화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 사장은 1월 프랑스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최고경영자 회의'에 참석해 "세계 주요 국가들이 에너지 전환계획에 수소를 핵심 아이템으로 설정하고 보급 목표를 높이고 있다"며 "가스공사는 앞으로 한국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정책에 적극 부응하며 미래 에너지시대를 이끌어 나갈 수소산업 발전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