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탈당 뒤 지역구인 서울시 동대문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3선의 민 의원이 무소속 출마에 이혜훈 미래통합당 의원도 지역구를 옮겨 뛰어들어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서울 동대문을 총선 판세 요동쳐, 민병두 무소속에 통합당 이혜훈 등판

▲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이혜훈 미래통합당 의원.


17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민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이 의원이 통합당 공천권을 따내면서 서울 동대문구을 선거구도가 복잡해졌다.

민 의원은 16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20일, 21일 주민들 추천을 받기 위해 이번 주 안으로 탈당해야 한다”며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무소속 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민 의원은 보수색이 강한 지역구 성격상 민주당에서 내는 청년후보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야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고 출마이유를 밝혔다.

민주당은 17일~19일 서울 동대문구을 지역을 ‘청년 우선 전략선거구’로 지정하고 장경태 민주당 청년위원회 위원장과 김현지 전 민주당 청년정책연구소 부소장을 대상으로 경선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선거일까지 3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두 후보 모두 청년후보로서 지역 내 인지도가 낮고 지지기반을 다지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민 의원을 넘어서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 의원은 지역 현안해결에 힘써왔음을 강조하고 있다.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GTX) B·C 노선에 관한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사업 적격성 통과, 경전철 강북횡단선 및 면목선사업 추진 등 굵직굵직한 사업을 추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민 의원은 이 사업들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서도 원내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지역민들의 지지를 호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의원을 영구제명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 성향의 유권자들이 복당이 불가능한 후보를 지지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에서 무소속 출마하는 의원들을 향해 “우리 당에서 4·15 총선 출마를 준비하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영구제명하겠다”고 말했다.

민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고 민주당도 후보를 내서 민주당 계열의 후보 둘이 나서게 된다면 표가 분산돼 통합당 후보로 나선 이혜훈 의원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의원은 동대문을에서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됐는데 민 의원의 무소속 출마로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정치권에서는 바라본다.

이 의원은 서초갑에서만 3선을 지낸 중진인데 16일 통합당의 험지출마 요청에 동대문구을 지역구 경선에 참여해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을 제치고 공천권을 따냈다.

지역구인 서초갑에서 공천배제되는 등 벼랑 끝에 섰다 다시 기회를 잡은 만큼 이번 총선에서 사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원은 3선 중진 의원다운 연륜으로 동대문구을 지역현안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지역민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그는 12일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동대문구의 가장 시급한 현안이 전농 8·9구역 등을 포함한 재개발·재건축이라고 꼽았다. 서초갑에서 ‘재개발·재건축 해결사’라 불릴 정도로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보유했다고 강조하며 동대문구을에도 역량을 모두 쏟아붓겠다고 내세웠다.

이밖에 고등학교 유치, 수도권 광역철도 B·C 노선 개통, 경전철 면목선사업 착공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동대문을에는 이들 외에도 민중당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와 국가혁명배당금당 6명이 동대문구을 선거구 예비후보로 등록됐다.

민 의원은 동대문구을 선거구에서 2012년 19대 총선에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꺾고 당선됐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58.16%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5일 민주당은 2018년 미투(나도 당했다)로 성추행 의혹을 받았던 민 의원을 공천배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