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두번째 임기를 맞는 올해 경영목표로 신한금융그룹 매트릭스 기반의 협업 강화와 견고한 글로벌사업체계 구축을 내세웠다.

조 회장이 글로벌사업 분야를 담당하는 매트릭스 사이 시너지를 이끌어내고 해외사업에서 더 큰 성과를 보기 위해 매트릭스체계 구성에 근본적 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오늘Who] 조용병, 신한금융 해외성과 위해 매트릭스체계 손보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9일 신한금융지주 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3일 열린 이사회에서 조 회장이 2020년에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계획과 사업 추진에 필요한 예산계획이 승인됐다.

조 회장이 지난해 12월13일 회장후보 추천위원회 면접에서 내놓았던 2020년도 사업계획을 이사회가 곧바로 승인하고 조 회장의 연임도 결정하며 적극 힘을 실어준 셈이다.

신한금융지주 2020년 사업계획과 추진목표는 1월 초 열린 신한경영포럼에서 간략하게 소개됐는데 이번에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자세한 내용이 공개됐다.

신한금융그룹 협업조직인 매트릭스의 경쟁력 제고를 통한 '하나의 신한' 강화, 신규 개척시장 발굴과 선점, 고도화된 글로벌 성장전략 추진과 글로벌 사업모델 다각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조 회장은 올해 경영목표와 계획을 수립한 뒤 약 3개월 동안 경영구상에 시간을 보낸 만큼 3월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되면 이런 계획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그룹의 최근 상황과 조 회장이 내놓은 경영계획을 종합하면 해외사업에서 매트릭스 기반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매트릭스조직의 운영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이 추진될 공산이 크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경영계획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영환경 자체가 워낙 복잡해 상당한 변화를 줘야 한다"며 "매트릭스 운영체계에 관련한 부분을 다 다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매트릭스는 현재 글로벌 투자금융(GIB)과 글로벌부문, 글로벌 그룹고유자산운용(GMS)과 자산관리, 퇴직연금 등 5개 및 비공식 매트릭스인 디지털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글로벌사업과 관련있는 매트릭스조직은 자본 공급이나 조달방식에 따라 역할이 나뉘는데 이를 총괄하는 상위조직을 신설하거나 매트릭스 사이 일부 역할을 분담 또는 통합해 시너지를 높이는 변화가 추진될 수 있다.

현재 신한금융지주에서 담당하는 매트릭스 조직체계 운영과 권한 부여 등 경영관리 측면의 지원활동도 더욱 강화할 여지가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GIB부문을 통해 올린 영업이익은 6794억 원으로 2018년보다 42%, 글로벌부문을 통해 올린 영업이익은 3979억 원으로 같은 기간 23% 늘었다.

금리 인하와 경기 침체로 신한금융이 내수시장에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만큼 가파른 성장세가 지속되는 글로벌사업 분야를 강화하는 것은 성장에 효과적 방법으로 꼽힌다.

신한금융의 글로벌사업은 주로 베트남 등 경제성장이 비교적 빠른 신흥국가에 집중돼 있다.

올해는 조 회장이 연임하며 2기체제를 시작하는 첫 해이자 2017년 취임 뒤 내놓은 중장기 경영목표인 '2020 스마트프로젝트'를 달성해야 하는 해다.

2020 스마트프로젝트는 신한금융지주의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지표 개선 및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수익비중 확대, 신한금융 주요 계열사의 업권별 1위 달성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2020년 사업계획은 2020 스마트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외부환경에 흔들림 없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룩하겠다는 목표로 두고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금융회사들은 앞다퉈 글로벌 진출 확대를 통한 해외수익 기반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매트릭스체계를 새로 도입하거나 더욱 강화하는 조직개편도 지난해 말부터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등 신한금융지주 경쟁사에서 잇따라 이뤄지고 있다.

조 회장이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해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신한금융 매트릭스를 대상으로 근본적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 실행을 정기 주주총회 뒤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 등 계열사는 이미 올해 초에 GIB부문과 GMS부문 등 글로벌사업 전담조직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부서 확장 등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 매트릭스 조직개편 관련해 알려진 내용은 없지만 정기 주주총회 뒤 계열사 CEO 임기가 확정되면 변화가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