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제 MBC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을 새로 맡아 적자를 해소할 카드로 드라마 등 콘텐츠 경쟁력 확대를 꺼내들었다. 

8일 MBC에 따르면 박 사장은 미디어시장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방송콘텐츠 강화와 지식재산권(IP) 활용에 힘을 싣고 있다. 
 
박성제, MBC 경영 맡아 드라마 중흥으로 적자 탈출 성공할까

▲ 박성제 MBC 대표이사 사장.


박 사장은 최근 시행한 조직개편에서 콘텐츠총괄에 운영총괄을 합쳐 콘텐츠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앞서 3월 초 취임식에서도 “오로지 중요한 기준은 우리 제품의 소비자인 시청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MBC가 기존에 강점을 보유했던 방송콘텐츠의 경쟁력을 회복한 뒤 이를 기반으로 프로그램 공급이나 포맷 수출 등 사업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에게 MBC의 적자는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 할 문제로 꼽힌다.

MBC는 2019년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445억 원을 냈고 연간으로도 영업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산된다. 3년째 영업수지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셈이다.   

시청자의 관심이 종편과 케이블TV 채널, 뉴미디어 등으로 분산되면서 지상파 프로그램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졌고 광고시장의 파이도 줄어들었다. 

MBC는 특히 드라마 분야에서 다른 지상파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드라마에는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2019년 방영된 MBC 드라마 가운데 최대 흥행작인 ‘검법남녀2’의 최고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기준 9.9%다. 같은 기간 KBS2와 SBS에서는 최고 시청률 10% 이상의 드라마들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MBC도 드라마 제작을 전담하는 외부 스튜디오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CJENM이 드라마 제작을 맡은 스튜디오드래곤을 자회사로 만들면서 수익성 측면에서 효과를 본 방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박 사장은 외부 스튜디오 설립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대신 드라마 제작을 기획팀 중심으로 바꾸면서 인센티브를 도입해 경쟁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MBC 사장후보 시절 “스타 PD 한 명에게 모든 걸 맡길 수 없는 만큼 기획팀을 많이 만들어 경쟁을 시켜야 한다”며 “기획력 있는 외부인사도 적극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사장에 내정된 뒤 매체 인터뷰에서도 “외부 스튜디오시스템의 작동방식을 우리 안에 이식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온라인 동영상사업자(OTT)나 해외 방송시장 대상의 지식재산권사업에도 더욱 힘쓸 것으로 보인다. 

3월 조직개편에서도 미디어전략본부를 신설해 MBC에서 보유한 지식재산권을 이용한 새로운 시장의 개척업무를 맡겼다.

MBC는 SK텔레콤, KBS, SBS와 함께 통합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웨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8월경 한국 감독들이 참여하는 SF드라마 시리즈를 방송과 웨이브에서 선보일 계획도 세웠다.

예능부문에서는 음악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의 프로그램 포맷을 미국과 호주 등 국가 40여 곳에 수출해 상당한 호응을 얻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