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 롯데의 오프라인 점포를 대규모 구조조정하고 온라인사업 중심으로 재편한다.

호텔 및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글로벌 인수합병을 적극 검토한다.
 
신동빈 "롯데 유통은 온라인사업에 주력, 화학은 일본기업 인수 추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 회장은 5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단독 인터뷰에서 “과거의 성공 체험을 버리겠다”며 “그룹의 온라인사업을 일원화해 모든 상품을 가까운 점포에서 받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가 운영하는 점포 수가 너무 많은 만큼 대형마트(슈퍼)와 전문점(양판점), 백화점 가운데 생산성이 낮은 약 20%(점포 200개)를 올해 안에 모두 문을 닫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기존 오프라인 점포 중심의 유통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온라인사업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신 회장은 1월에 실시한 전체 임원의 40%에 가까운 계열사 22곳의 대표(또는 사업부장)를 교체한 인사배경으로 “디지털화를 말해도 여전히 오프라인점포 운영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국내 이머커스 1위업체인 쿠팡은 롯데 유통의 경쟁자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은 “매년 100억 엔(약 1100억 원) 이상 적자를 내도 주주로부터 보전만 받는 기업과는 경쟁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두 차례에 걸쳐 3조 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실시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보고 있는 쿠팡을 지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닛케이는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주력인 유통부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해외에서는 호텔·석유화학사업에 역량을 쏟아 유통과 호텔, 석유화학을 롯데그룹의 3대 축으로 삼아 성장전략을 짜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 회장은 “호텔부문에선 인수·합병(M&A)을 포함해 앞으로 5년 안에 현재의 2배인 글로벌 3만 객실 체제를 확보하겠다”며 “화학분야에서 좋은 기술을 지니고 있으면서 글로벌사업을 펼치지 못하는 일본 회사가 많은 만큼 일본 기업 인수합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제과사업을 다루고 있는 일본 롯데도 앞으로 2년 안에 상장하겠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여파는 모두 없어졌다고 봤다.

신 회장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과 관계와 관련해선 “경영권과 관련해 이제 완전히 문제가 없다”며 “2011년부터 한국에서 내가 회장에 취임해 현재는 일본, 한국 모두 내가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재벌은 이런 (가족 분쟁) 문제가 많다”며 “일본에서도 충분히 보도된 것도 있고 분쟁 당시엔 기업 이미지가 떨어지는 등 영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닛케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지난해 10월 집행유예 확정판결을 받은 신 회장이 국내외 미디어의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 판결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