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이성희, 농협회장 되자 코로나19와 싸우는 리더십 단련

이성희 농협중앙회장(가운데)이 2월6일 충청북독 진천의 한 화훼농가를 방문해 농업인의 의견을 듣고 있다. <농협중앙회>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회장에 오르자 코로나19와 싸워야 하는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직격탄을 맞은 화훼농가의 시름이 깊어가는 가운데 각종 모임과 행사 등이 줄면서 돼지고기 등 각종 농축산물 소비도 감소하고 있어 이 회장은 큰 부담을 안고 있다.

26일 농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전국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교에서 졸업식이나 입학식을 축소하거나 연기 또는 취소함에 따라 화훼농가들은 꽃 소비 최대 성수기에 오히려 출하량을 줄여야 했다.

화훼농가는 연간 수익의 40%가량을 졸업식 시기에 올리는데 이 수익이 거의 날아간 셈이다.

공공과 민간차원에서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꽃 소비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꽃 가격도 평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5월 특수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성희 회장은 1월31일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돼 회장에 올랐는데 취임과 동시에 커다란 과제를 안은 셈이다.

이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코로나19에 따른 농촌·농업 피해 줄이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공식 취임행사 대신 농가 일손돕기로 취임식을 대신하고 화훼농가를 방문해 농가의 어려움을 듣는 등 현장경영에 힘쓰고 있다.

화훼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덜기 위해 농협금융을 통해 무이자자금 1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하는 한편 범농협 차원의 꽃 나눔행사를 통해 꽃 소비촉진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이 회장이 직접 꽃 나눠주기 행사에 앞장서면서 각 계열사 대표들도 꽃 나눔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회장은 13일 서울시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꽃 나눔행사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졸업식·입학식 등 각종 행사가 취소 또는 축소되면서 화훼농가의 어려움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며 “출하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저온저장고 등 화훼농가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1월1일부터 2월24일까지 온라인 12개 채널에서 20대그룹 총수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와 관련한 포스팅이나 뉴스 등 관심도를 조사한 결과 이 회장이 378건으로 최다 정보량을 보였다. 2위에 오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79건과 큰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19 발생으로 화훼농가의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이 회장이 농업인을 대표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으로 각종 모임과 행사 등이 줄어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 소비도 감소하고 있어 이 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농협은 하나로마트나 농협판매장 등 농협의 유통망을 활용해 대대적으로 농축산물 특판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기대만큼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농협뿐만 아니라 다른 유통기업의 오프라인 매장도 고객방문이 줄고 온라인 쇼핑몰 등에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협은 군 급식에 공급되는 돼지고기 물량을 확대하고 범농협 구내식당에도 돼지고기 메뉴를 추가로 편성하기로 했다.

외식을 꺼리는 분위기인 만큼 가정에서 손쉽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축산물 간편식이나 밀키트(반조리식품)를 적극 알리는데 힘쓰기로 했다.

이 회장은 6일 충청북도 진천의 농가를 방문해 “농축산물 소비 침체로 실의에 빠진 농업인을 돕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농협몰 및 하나로마트 등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