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제주갑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을 받을 수 있을까?

전략공천에 부정적인 제주도민의 여론을 고려하면 민주당이 전략공천을 추진하기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재호 민주당 제주갑 전략공천 따낼까, 지역의 부정적 여론이 부담

▲ 송재호 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17일 민주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제주선거구 3곳 가운데 제주갑만 경선대상 지역과 지역구 후보자 추가 공모지역에서 빠져 송 전 위원장의 제주갑 전략공천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갑 선거구는 2004년 17대 총선부터 내리 4선을 지낸 강창일 의원이 1월12일 일찌감치 4·15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전략공천지역으로 분류됐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현역의원이 불출마하는 지역은 선거전략상 특별히 고려가 필요한 전략공천 검토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송 전 위원장은 1월21일 국가균형발전위 위원장에서 내려오면서 “제주도민과 함께 국가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의 완성이라는 큰 열매를 맺겠다”고 말해 전략공천과 관련해 민주당과 사전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았다.

그는 2월5일 민주당에 복당하면서 제주갑 출마 의사를 내놓으며 “누가 후보가 되든 하나가 되도록 하겠다”며 “전략공천 여부는 당에서 정무적으로 판단할 것이고 중앙당 방침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치와 분권에 관한 조언을 많이 하는 '자문 실세'로 불리는 등 문 대통령과의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이런 친분이 전략공천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라는 관측이 있다.

다만 송 위원장의 전략공천설과 관련해 제주지역에선 부정적 여론이 많다.

2월 2주차 리얼미터가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제주지역의 정당 지지도 민주당이 51.7%로 자유한국당(32.5%)보다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1월23일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1월19일~21일 조사한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제주갑 선거구에 전략공천을 반대하는 의견이 53.2%로 찬성의견(32.9%)보다 많았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여론조사에서 제주갑 지역민들이 국회의원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을 보면 소속정당(27.4%)보다 후보의 정책이나 공약(32.8%), 인물과 자질(29.3%)과 같은 후보 개인의 능력을 꼽은 응답이 많았다. 

민주당은 전략공천을 하는 것을 포함해 전략공천을 하더라도 제주도민이 수긍할 수 있을 만한 인물을 전략공천해야 하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송 전 위원장에게 제기되는 제주도 아래 공공기관 인사개입 논란도 민주당이 전략공천을 추진하는 데 제약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 전 위원장은 제주대학교 관광개발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2014년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선거를 도왔고 이후 원 지사의 제주도 공공기관 인사에 깊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의혹을 놓고 원 지사가 사실무근이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했으나 송 전 위원장에게 자문한 사실 만큼은 인정해 총선에서 다시 논란이 불붙을 여지가 남아 있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의 민주당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는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 24.7%, 송 전 위원장 18%, 문윤택 제주국제대학교 교수협의회장 4.7% 순서로 나타났다.

그러나 '없다' 40%, 모름·무응답도 12.6%나 되는 등 부동층이 과반을 넘는 점, 송 전 위원장을 향한 인사개입 의혹을 고려하면 송 전 위원장은 전략공천을 낙관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송 전 위원장은 16일 제주일보를 통해 "민주당 전략공천 후보자로 확정되지 않으면 출마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전략공천 후보자 발표와 관계없이 제주대학교 교수도 사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2월14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YTN이 의뢰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는 2월10~14일 동안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의 성인 남녀 25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전체 응답률은 5.8%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0%포인트다.

1월23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주MBC, 제주CBS, 제주신보, 제주의 소리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1월19~21일 동안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갑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의 성인 남녀 8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전체 응답률은 12.2%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4%포인트다.

리얼미터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여론조사와 관련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