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실적 반등이 시급한 시기인데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DLF(파생결합펀드) 손실사태로 중징계를 받아 새 사업 추진에도 힘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 시름, 실적 급감에 새 사업 추진동력 확보도 쉽지 않아

▲ 하나카드 전경.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 순이익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 5곳(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가운데 가장 가파르게 줄었다.

순이익이 563억 원에 그쳐 전년보다 무려 47.2% 급감했다.

특히 업계 상위권 카드사는 물론 비슷한 규모의 우리카드와 비교해도 실적 하락폭이 크다.

우리카드는 카드 발급과 신용카드 자산이 늘어나면서 실적 방어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우리카드 순이익은 1142억 원으로 전년보다 9.7% 감소하는 데 그쳤다.

2017년까지만 해도 하나카드 순이익이 더 많았는데 2018년 순위가 뒤바뀐 데 이어 2019년에는 하나카드의 순이익이 우리카드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하나카드 순이익이 급감한 이유는 핵심 수익원인 수수료수익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 점유율이 낮은 중소형 카드사는 대형 카드사보다 카드 수수료수익에 더 많이 의존하기 때문이다.

하나카드는 충당금과 퇴직금 등 일회성비용이 190억 원가량 반영돼 이를 제외하면 순이익이 700억 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다른 카드사들이 중금리대출이나 자동차 할부금융 등으로 수익을 메웠는데 하나카드도 올해 토스와 함께 새 신용카드를 내놓고 자동차 할부금융과 중금리대출도 취급할 것”이라며 “해외사업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어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훨씬 실적이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올해 안에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 진출한다.

하나카드는 2015년 여신전문금융업법상 할부금융업 및 시설대여업 등록을 마쳤지만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하나캐피탈과 내부 경쟁 등을 이유로 자동차 할부금융시장 진출을 미뤄왔다.

장경훈 사장이 파생결합펀드 손실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로부터 직무정지 3개월을 받은 점 역시 큰 부담이다.

하나은행 부행장 시절 일어났던 일인 만큼 당장 하나카드에서 사장 직무를 지내는 데는 큰 지장이 없지만 연임이 막히게 되면 하나카드는 물론 장 사장 개인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직무정지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받은 ‘문책경고’보다 무거운 징계로 금융위원회가 최종 확정한다.

장 사장은 하나은행이 파생결합펀드를 판매할 당시 하나은행장이던 함영주 부회장 아래에서 개인영업그룹 부행장을 지냈다.

직무정지가 확정되면 장 사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 뒤 연임할 수 없게 되고 앞으로 4년 동안 금융권에 재취업도 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임기가 사실상 1년으로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새 사업들을 추진할 동력이 상당부분 떨어질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보통 금융회사의 임기가 2+1인 만큼 장 사장의 연임이 충분히 가능했고 하나은행 부행장까지 지냈던 만큼 다음 단계를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하나카드가 올해 실적 회복에 시동을 걸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시작하는 등 장 사장도 의욕이 넘쳤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