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티즈와 유진로봇이 정부의 로봇산업 지원정책에 힘입어 사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로봇산업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 보면 정부가 로봇산업 국제표준 개발에 속도를 내는 등 활성화를 추진해 관련 업계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로보티즈 유진로봇, 로봇산업 국제표준 개발 추진에 사업기회 넓어져

▲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이사(왼쪽)와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이사 회장.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로봇산업 국제표준 지정절차가 마무리되면 호환성이 확보된 로봇부품을 생산·유통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국내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에도 탄력을 받게 되고 신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시장은 2016년 75억6천만 달러에서 연평균 15.23% 성장해 2022년에는 17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의 주도로 제정하는 서비스로봇 모듈화 국제표준은 대기업보다는 로봇 제조 중조중견기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로봇 제조기업의 수출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기업 로보티즈와 유진로봇은 국내 로봇 제조기업 가운데 앞선 로봇 부품제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정부의 시장 활성화정책에 따라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로보티즈는 로봇부품 제조 전문기업으로 로봇 제작에서 사람의 관절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액츄에이터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로보티즈는 최근 신사업으로 두고 있는 자율주행 로봇 분야에서도 정부로부터 규제 샌드박스(신기술 개발을 위해 규제를 일시적으로 풀어주는 제도)에 선정됐다. 로봇 제조와 관련해 148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로보티즈는 로봇 제조와 관련해 보유한 148개의 특허를 포함한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협동로봇용 로봇부품 등 수출도 확대하고 있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수출용 엑츄에이터 개발에도 속도를 내 올해 출시할 것"이라며 "실적 공시 전이라 자세한 수치를 밝힐수 없지만 2018년보다 2019년 수출도 증가하는 등 로봇부품사업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보티즈는 디즈니의 스턴트맨 로봇이나 아마존의 배송로봇 등에 서비스로봇 분야에서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 제품을 공급하는 등 글로벌 상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서비스용 로봇시장 성장에 따라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유진로봇은 서비스로봇 제조 전문기업으로 청소로봇과 물류로봇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2020년부터 3D센서 등 로봇 핵심 부품과 자율주행 솔루션 'ANS' 등 로봇 솔루션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유진로봇은 ANS 솔루션과 함께 주변 실내환경이나 사물을 3차원으로 인식하는 3차원 센서인 '3D 라이다 센서'를 자체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최준호 한국기업데이터 전문위원은 "유진로봇은 청소능력이 110배 강화된 프리미엄 청소로봇을 개발하는 등 국내 청소로봇시장을 리드하고 있다"며 "독일 밀레그룹으로부터 520억 원을 투자받아 로봇에 관한 새로운 응용제품 및 기술 개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이사는 로봇신문과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우리가 로봇으로 경쟁하기보다는 로봇 기술의 엔지니어링사업 분야로 진출할 것"이라며 "물류로봇 뿐만 아니라 청소로봇, 다른 이동로봇과 관련된 핵심부품과 기술을 사업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정부는 로봇산업 활성화를 위해 로봇을 구성하는 부분을 표준화하는 로봇 모듈화 분야의 국제표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국가기술표준원은 2월3일부터 2월7일까지 '서비스로봇 국제표준화 회의'를 열고 '서비스로봇 모듈화 일반 요구사항'에 관한 국제표준안 표준승인을 위한 절차를 마쳤다.

이 국제표준안은 로봇시스템 구성요소 가운데 기능적으로 독립성을 지니면서 부분 개발·교체·재활용이 가능한 ‘로봇모듈’을 정의하는 표준으로 제조사들 사이에 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어 로봇개발의 경제성과 직결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6월 경 국제표준 제정절차의 최종단계인 표준승인 과정을 거쳐 2020년 내에 국제표준으로 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로봇의 모듈간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인터페이스 공통 정보’를 규정하는 2종의 국제표준안도 각각 5월과 11월에 신규 작업과제로 제안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은 "고기능의 로봇을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해주는 로봇산업의 핵심기술인 모듈화 분야의 국제표준을 우리나라가 선점할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지능형로봇 표준화 전략 로드맵을 수립해 혁신성장산업인 로봇산업의 국제표준화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