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무소속 의원이 전북 군산 선거구에서 '당선 이후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내세우며 민주당 지지자의 표심을 흔들려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김 의원이 3선 고지에 오르는 일은 민주당에서 어느 정도 중량급 인사를 후보로 내세우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김관영 민주당 입당 열어놓고 군산 공략, 열쇠는 민주당 후보에 달려

김관영 무소속 의원.


7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민주당은 전북 군산시 선거구 공천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애초 군산에서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유력한 민주당 후보로 점쳐졌다. 

하지만 민주당은 김 전 대변인의 출마를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논란이 일었던 점이 민주당의 전체 선거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김 전 대변인은 3일 군산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 전 대변인의 불출마로 군산 선거구에서 민주당의 예비후보는 한 명밖에 남지 않았다. 신영대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만이 홀로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해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신 전문위원을 놓고서 김 전 대변인보다는 정치적 중량감이 크게 떨어지는 후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렇다고 김관영 의원이 신영대 위원과 4월 군산에서 맞대결을 펼쳐도 우세를 장담할 수는 없다. 군산에서 민주당이 높은 정당 지지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의 정당 지지도 조사를 보면 민주당은 68.0%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2위인 정의당(9.5%)과 3위인 바른미래당(4.9%)의 지지율을 합쳐도 5배가량 격차를 보였다.

이런 민주당의 높은 정당 지지도가 민주당 예비후보를 향한 지지로도 이어지는 모습이 나온다.

조원씨앤아이의 같은 여론조사에서 신 전문위원은 군산에서 48.1% 지지율로 22.0%에 그친 김관영 의원을 26%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섰다.

신 전문위원은 13일 민주당의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면접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신 전문위원이 민주당의 군산 공천을 받을 지는 미지수다. 

높은 지지율이 신 전문위원 본인의 경쟁력이 아닌 민주당 지지세에 기반한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더구나 아직까지는 지역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의 지지율이 신 전문위원에 뒤지지만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 8년 동안 지역기반을 다져온 김 의원의 저력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의원은 4월 총선의 돌파구로 '바른미래당 탈당과 인물론' 카드를 들고 나왔다.

김 의원은 6일 바른미래당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 소속이 국회의원 됐다고 갑자기 예산 폭죽이 터지는 것이 아니다”며 “제가 군산의 의원으로 8년 동안 활동한 뒤 군산의 국가예산이 72% 늘어난 만큼 이번 총선에서 정치인 김관영 이름 석자로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역 내 높은 민주당 지지도를 의식해 군산 총선에서 당선한 뒤 민주당에 합류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심을 흔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는 6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입당 가능성과 관련해 “시민이 더 큰 정치를 위한 행보를 주문하고 있다”며 “당선된다면 시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하고 뜻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맞서 민주당도 군산 지역구를 탈환하기 위해 중량감 있는 후보를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군산에 민주당 후보로 내세울 수 있다는 관측이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원혜영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5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단수공천지역이라도 적합도 조사가 미흡하면 떨어뜨릴 수 있다”며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군산 투입과 관련해 ‘설’만 가지고 말할 수는 없지만 채동욱 총장 같은 분을 우리가 모실 수 있으면 참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채 전 총장을 군산에 전략공천하는 방안도 쉽지만은 않다. 채 전 총장의 혼외자 문제가 전체 선거전에서 민주당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채 전 총장의 군산 출마설이 나오자마자 당장 보수야당의 공세가 시작됐다.

새로운보수당은 6일 논평을 통해 “‘투기꾼’이 나간 자리에 ‘혼외자 불륜남’을 공천하고 싶다는 민주당은 불량정당”이라며 “불륜녀와 살림을 차리고 애까지 낳은 사람을 공천하겠다니 페미니즘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원혜영 위원장은 이틀 만에 태도를 바꿔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시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씀드렸다”며 “당에 ‘채 전 총장을 대상으로 검토하거나 협의하는 게 있냐’고 물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고 얘기하더라”고 말했다.

조원씨앤아이의 정당 지지도 조사와 후보자 지지율 여론조사는 뉴스1 전북취재본부의 의뢰로 1월15일부터 1월17일까지 군산시 선거구 거주 만 19세 이상 유권자 1만1653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500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다. 

이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