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사업부문 대표들로부터 일괄사표를 받아 새 판 짜기에 나설까?

최원병, 김병원 등 역대 농협 회장이 당선 뒤 임원들로부터 일괄사표를 받아 친정체제를 구축했던 만큼 이 회장도 인적쇄신 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된다. 
 
이성희, 농협중앙회 사업부문 물갈이 인사로 새 판 짤까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6일 농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중앙회 임원이나 사업부문 대표이사들로부터 일괄사표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새로 농협중앙회장에 오른 만큼 김병원 전 회장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친정체제 구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이나 최원병 전 회장 등 전임 회장들이 당선 이후 사업부문 대표들로부터 일괄사표를 받아 조직을 쇄신한 만큼 이 회장도 임원들로부터 일괄사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최 전 회장은 21대 농협 회장에 오른 뒤 2008년 6월 박석휘 부회장과 정용근 신용부문 대표, 김경진 농업경제부문 대표, 정공식 조합감사위원장 등 농협중앙회 고위직의 일괄사표를 받았다.

최 전 회장은 농협중앙회장이 단임제로 바뀌기 전인 2013년 연임에 성공한 뒤에도 윤종일 농협중앙회 부회장, 김수공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 대표이사, 최종현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 이부근 조합감사위원장 등으로부터 일괄사표를 받아 인적쇄신을 꾀했다.

김 전 회장도 2016년 3월에 당선된 뒤 공직선거법 재판 등 문제로 시점이 다소 늦춰진 같은 해 10월 김정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이상욱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 대표이사, 허식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 등 사업부문 대표이사 3명으로부터 일괄사표 받고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이 회장이 임원들로부터 일괄사표를 받는다면 허식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 대표이사가 재신임을 받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허 부회장과 김 대표는 2016년 11월 선임돼 2018년 한 차례씩 연임하고 올해 11월 임기가 끝난다.

농협중앙회 부회장은 농협조직의 교육 및 지원 사업과 관련 부대사업 대부분을 총괄해 농협의 안살림 역할을 도맡는다. 이 회장으로서는 믿을 수 있는 측근을 부회장에 앉히려 할 가능성이 높다. 

농업경제도 금융과 축산부문을 제외한 농협의 많은 경제사업을 담당하는 만큼 이 회장이 본격적으로 공약 이행 등 정책 추진을 위해서 대표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소성모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는 한 차례 연임하기는 했지만 2019년 11월 연임이 결정된 만큼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아있는 점이 변수다. 소 대표의 임기는 2021년 11월까지다.

상호금융 대표이사는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농·축협 등 회원의 상환준비금과 여유자금의 운용·관리, 회원의 신용사업 지도 등의 업무와 관련해 농협중앙회를 대표한다.

박규희 조합감사위원장도 2019년 6월 감사위원장에 오른 만큼 임기가 2년이 넘게 남아있다.

조합감사위원장은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농·축협 등 회원조합의 회원조합의 업무를 지도·감사하는 상임기관인 조합감사위원회를 이끄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이 소성모 대표나 박규희 감사위원장의 임기가 1년을 넘기는 시점 즈음에 인사개편을 할 수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고위직 인사와 관련해 특별한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