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푸르덴셜생명 본입찰에 '깜짝' 등판할까? 

IMM프라이빗에쿼티, MBK파트너스, 대만 푸본생명 등 우리금융지주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들이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손 회장이 이 가운데 하나와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떠오른다.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우리금융 나서나, 손태승 파트너 고를 위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본입찰에는 참여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손 회장이 롯데카드 인수전처럼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도 파트너회사를 골라 본입찰에만 뛰어드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롯데카드 인수전에서도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루는 방식으로 본입찰에 깜짝 등판해 롯데카드 지분 80% 인수에 성공했다.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는 KB금융지주, 푸본생명과 함께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 MBK파트너스 등 5곳이 참여했다. 

우리금융지주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IMM프라이빗에쿼티, MBK파트너스, 푸본생명 가운데 한 곳과 컨소시엄을 이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IMM프라이빗에쿼티와 푸본생명은 우리금융지주의 과점주주다. 

예금보험공사(17.25%), 국민연금(7.71%), 우리사주조합(6.42%)에 이어 IMM프라이빗에쿼티(5.62%)는 네 번째, 푸본생명(4%)은 다섯 번째로 많은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손 회장과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사외이사 추천권을 지닌 과점주주는 우리금융지주 설립 이전부터 이사회 활동 등을 통해 서로 단단한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로 구성된 우리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금융감독원 징계 등 위험 요인이 있음에도 손 회장을 다음 지주사 회장으로 단독 추천한 것이 상호 신뢰의 대표적 증거로 꼽힌다.  

푸본생명은 이사회 사외이사 추천권이 아직 없지만 손 회장이 이끈 동안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적을 높게 평가해 지분 매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3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추천권을 얻더라도 기존 과점주주들처럼 손 회장의 경영방식을 지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전처럼 푸르덴셜생명 본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본입찰에 참여한다면 손 회장과 과점주주의 관계를 감안했을 때 과점주주 가운데 한 곳과 손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BK파트너스도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우리금융지주의 유력한 협력상대로 거명된다. 

사모펀드 1위 회사로 풍부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어 손 회장이 협력을 결정한다면 푸르덴셜생명 인수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MM프라이빗에쿼티, 푸본생명, MBK파트너스는 단독으로 KB금융지주에 맞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 유일한 전략적투자자인 데다 KB증권 인수 이후 4년 동안 대형 인수합병을 하지 않으면서 자금력을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이다. 

다만 IMM프라이빗에쿼티, 푸본생명, MBK파트너스는 우리금융지주와 손을 잡는다면 인수전에서 승산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등으로부터 인수금융을 제공받아 자금력을 보완하고 우리금융지주라는 전략적투자자를 참여시킴으로써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도 수월해질 수 있다. 

손 회장도 이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에 부담을 적게 주면서도 ‘알짜’ 매물로 손꼽히는 생명보험사를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생명보험업계에서 가장 자본구조가 탄탄한 회사로 꼽힌다.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515.04%다. 이는 생명보험회사 평균의 2배 수준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지주사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모든 금융회사의 인수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도 “푸르덴셜생명 인수와 관련한 구체적 계획이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