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미래차시대에 대비해 3년 동안 9조 원의 투자재원을 마련한다.

글로벌 완성차기업을 대상으로 한 부품 공급을 늘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중장기적 목표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현대모비스 3년간 투자재원 9조 확보, 비계열사 매출비중 늘린다"

▲ 고영석 현대모비스 기획실장 상무.


고영석 현대모비스 기획실장은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동화부품 생산능력 확장에 3조~5조 원, 성장을 이끌 기술과 제품 연구개발에 4조~5조 원, 스타트업에 15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3년 동안 투자재원 약 9조 원을 확보하고 전동화설비 확충, 성장견인 기술, 스타트업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 투자재원 확보 계획을 놓고 2018년 초 기준으로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현금이 7조4천억 원이라며 해마다 현금이 1조4천억~2조 원가량이 들어온다는 점을 감안할 때 3년 뒤 12조 원의 현금 보유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3조5천억 원을 남겨두고 약 9조 원은 미래차시대에 대비한 투자금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재원을 늘려도 전체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중을 약 7%에서 1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매출비중을 낮추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고 실장은 “현대차와 비(非)현대차 비중을 맞추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며 “2025년까지 매출의 40%를 비현대차부문에서 채우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에 의존하는 성장 전략만으로 현대모비스를 이끄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모비스의 현대차그룹 매출비중은 약 90% 수준이다.

고 실장은 “기술력과 안정성을 처음부터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현대차그룹 의존 낮추기 전략이 쉽지 않다”며 “어렵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제품을 갖추고 있다는 점과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융합 신기술을 개발하기 유리하다는 점을 비계열사 매출비중 확대에 유리한 점으로 꼽았다.

그는 “러시아 로보택시기업인 얀덱스나 모빌리티 업과 협업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부품을 개발하고 납품할 수 있다”는 점을 사례로 제시했다.

현대차가 CES에서 개인용 비행체(PAV)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현대모비스도 관련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고 실장은 “(현대차의 계획은) 기존 차량을 보완할 수 있는 굉장히 의미 있는 비전”이라며 “단순한 자동차사업이 아니라 모빌리티 전체에 대한 솔루션 제공자가 된다는 사업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 가운데 목적기반모빌리티(PBV)는 현대모비스와 직결된다”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측면에서 현대모비스와 관련 있는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CES에서 자율주행 기반 콘셉트카인 ‘엠비전에스’를 전시했다.

고 실장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그룹 차원에서 논의되는 사안이고 정해진 것은 없지만 무조건 시장친화적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실장은 미국 UC버클리에서 경영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일하다가 2015년 현대모비스에 합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