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의약품 위탁생산(CMO) 확대에 따른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올해도 실적과 기업가치 모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검찰 분식회계 수사에 따른 김태한 사장의 경영공백 가능성은 위험요소로 남아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제치고 차지한 바이오 대장주 계속 쥘까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2019년 바이오주를 향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셀트리온 등 주요 바이오기업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9년 12월30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현재 27조690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은 시가총액이 27조9140억 원에서 4조 원 가까이 떨어지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바이오업종 대장주 자리를 내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하락세를 보이다 최근 4개월 동안 70% 가까이 상승했는데 이는 3분기 실적 덕분이었다. 2019년 3분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8년 3분기보다 각각 82.8%, 124.8% 증가했다.

게다가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6배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매출 9030억 원, 영업이익 2610억 원을 내 2019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3.1%, 636.8% 증가할 것”이라며 “의약품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확대로 공장 가동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1월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225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12월에는 미국 소재 제약사와 552억 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을 맺으며 수주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일에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으로부터 수주계약을 따낼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콘퍼런스에 메인트랙 발표자로 선정돼 앞으로의 중장기 계획 등을 밝힌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올해도 콘퍼러스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지난해에도 콘퍼런스를 방문해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으로부터 위탁생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위탁생산 수주 확대에 따라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 1, 2, 3공장은 가동률은 지난해보다 20~3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정기보수가 없고 1공장과 2공장의 제품 이전도 마무리돼 각 공장의 생산능력을 상당부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판매 확대에 힘입어 2019년 창립 이후 첫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항암 바이오시밀러 ‘SB8’를 유럽에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더 확대한다.

다만 분식회계 문제는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있다.

검찰은 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김신 전 삼성물산 사장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김태한 사장도 검찰의 수사망에 포함돼 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로 모회사였던 제일모직의 가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져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수월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그룹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었다.

검찰은 지난해 5월과 7월 연이어 김 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는데 조만간 김 사장의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