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IT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계열사인 신한DS를 그룹 차원 디지털 전략의 컨트롤타워로 삼기 위해 경영진을 교체하고 대규모 체질개선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오픈뱅킹 도입과 핀테크 기술 확산 등을 계기로 금융권에서 디지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신한금융그룹의 전략적 계열사로 도약한 신한DS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DS, 조용병 의지 싣고 신한금융 디지털 컨트롤타워로 서다

▲ 이성용 신한DS 대표이사 사장.


5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DS를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략에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신한DS는 신한금융그룹의 금융 인프라 및 플랫폼 구축, 운영 등을 담당하는 계열사인데 최근 임원인사에서 유일하게 큰 폭의 경영진 교체가 이뤄졌다.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에서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을 담당하던 이성용 사장이 새로 대표이사에 올랐고 신한금융지주 디지털본부장을 맡던 조영서 부사장도 신한DS로 이동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조직 안정화를 통해 경영위기를 돌파하겠다며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8곳 가운데 7곳의 CEO 유임을 결정했다.

하지만 신한DS에는 그룹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던 경영진을 선임하며 확실하게 힘을 실어줬다.

신한DS는 대표이사가 바뀐 만큼 이른 시일에 조직개편 등 대규모 쇄신작업도 실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DS를 그룹의 디지털 경쟁력 발전을 위한 전략적 계열사로 만들 것"이라며 "근본적 체질 개선을 통해 그룹 전체의 디지털 실행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이 디지털 전략에 대대적 변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금융시장 환경에서 경쟁사와 뚜렷한 차별화 요소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한은행 '쏠'과 신한카드 '페이판' 등 모바일 플랫폼은 출시 초반부터 편리한 사용경험과 완성도 높은 인터페이스, 다양한 핀테크기술과 연계한 활용성 등을 장점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경쟁 금융회사들이 신한금융그룹을 뒤따라 디지털 전환을 중점 추진과제로 내걸고 모바일앱 고도화와 핀테크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우위를 지켜내기 어려워졌다.

특히 2019년 말 오픈뱅킹 도입을 계기로 금융회사들이 핀테크 전문기업과 디지털 플랫폼에서 맞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신한금융그룹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면 근본적 차원의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신한DS를 중심으로 두는 새로운 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DS는 장기간 신한금융그룹의 금융 인프라 및 플랫폼 구축과 운영을 담당했고 외부 핀테크기업과 협력도 주도해왔다.

이성용 신한DS 사장도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장을 맡을 때부터 신한은행 디지털그룹과 신한카드 플랫폼그룹 등 디지털 분야를 담당하는 부서와 협업을 이끄는 역할을 맡아 왔다.

이 사장이 신한DS의 조직개편과 중장기 전략 수립 등을 통해 추진할 전략에 따라 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 금융분야 경쟁력이 크게 좌우될 공산이 크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단순히 최신 디지털 기술을 통해 기존 사업을 발전시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그룹 차원 디지털 전략 방향성에 변화를 예고했다.

신한금융그룹의 디지털 경쟁력 확보는 조 회장이 2017년 처음 임기를 시작할 때부터 꾸준히 강조해 온 과제인 만큼 2020년 시작되는 두 번째 임기에도 활발하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디지털 분야에도 개방형 혁신을 통해 4차산업혁명시대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며 "핀테크기업, IT기업 등에 다양한 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