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 시작되면서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에 건설업계 시선이 모인다. 

2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10대 건설사로서 아직 상장하지 않은 건설사 4곳 가운데 3곳이 올해 기업공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으로 꼽힌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올해 상장할까, 건설업계 시선

▲ (왼쪽부터)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김상열 호반건설 대표이사 회장.


포스코건설(시공능력평가 6위) 현대엔지니어링(7위) 호반건설(10위)은 모두 상장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올 한해 구체적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롯데건설(8위)은 현재 롯데그룹이 호텔롯데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 분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올해 기업공개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호반건설은 특히 올해 상장을 목표로 삼고 호반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처음으로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2018년 호반건설과 호반의 합병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등 상장을 향해 달려왔다. 2019년에는 합병 등에 힘입어 창사 최초로 국토교통부의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에 들며 대형건설사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레저, 농산물 유통, 미디어 등 여러 분야의 적극적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다각화도 지속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2019년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인수합병·금융 전문가 최승남 전 호반호텔앤리조트 대표를 호반그룹 총괄부회장에 올렸다. 최 부회장은 호반건설 대표도 함께 맡아 사업 다각화와 함께 상장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은 2008년부터 기업공개를 추진했지만 시기를 계속해서 놓친 사례에 속한다. 포스코건설은 비상장사임에도 2019년 11월 포스코그룹 계열사와 함께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 참여해 재무구조 개선, 도시정비시장에서 성과 등을 강조하는 등 장기적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영훈 전임 포스코건설 사장도 2018년 9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2020년 포스코건설의 기업공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이루지 못하고 2019년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물러나게 됐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신임 대표이사 사장은 모회사 포스코에서 2차례 홍보담당 임원을 맡은 경험을 바탕으로 건설현장 사망사고, 라돈아파트 등으로 실추된 포스코건설의 이미지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해외사업 실적을 개선해 포스코건설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도 상장 추진을 위한 선행 과제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건설사 기업공개 문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회사로 거론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핵심적 역할을 할 회사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한 2대 주주로 개인 가운데 지분이 가장 많은데 현대차그룹이 현대엔지니어링을 단독으로 상장하거나 현대건설과 합병으로 우회상장해 정 수석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그룹의 ‘재무 전문가’ 도신규 전무가 2019년 11월 현대엔지니어링 재무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을 놓고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 작업이 가시화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건설사 기업공개는 건설업황 등 외부적 변수가 많은 점에서 추진이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따른 세계적 경기 침체 등으로 업황 전망이 밝지 않은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지난해 GS건설의 자회사 ‘자이에스앤디’가 상장에 흥행한 점에 비춰볼 때 각 건설사들이 기업공개를 추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시각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