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이 고객 보호 강화를 내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7일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파생결합펀드 손실사태를 빠르게 수습하기 위해 피해 고객 배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늘Who] 신뢰에 금간 KEB하나은행, 지성규 고객보호 뿌리째 손질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된 피해 사례 3건 가운데 2건의 배상을 마쳤다”며 “나머지 고객도 배상기준 및 배상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배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 고객들이 은행의 배상기준 등을 수용한다면 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를 빠르게 수습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 고객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는 것이다.

피해 고객들이 만약 은행의 제안을 거부하면 금감원의 조정절차를 거치거나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되는데 수년에 걸쳐 사태 수습에 매달릴 수도 있다.

지 행장은 26일 파생결합펀드 사태 피해보상 절차를 시작하며 “모든 고객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고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에 따른 신속한 배상으로 책임 있는 자세와 고객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고객 보호를 향한 의지를 보였다.

고객들이 KEB하나은행을 믿고 파생결합펀드에 투자한 만큼 KEB하나은행도 불완전판매 등에 있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고객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지 행장의 의지는 KEB하나은행 조직개편에서도 드러난다.

지 행장은 26일 ‘2030 경영원칙’에 따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백미경 전무가 겸직하던 소비자행복그룹 그룹장과 소비자보호본부 본부장을 나눠 다른 사람이 맡도록 한 변화가 눈에 띈다.

지 행장은 기존 소비자행복그룹을 소비자보호그룹으로 이름을 바꾸고 백미경 전무에게 그룹장을 맡겼다. 노유정 변화추진본부장이 소비자보호본부에서 바뀐 손님행복본부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고객 보호업무를 지원한다.

지 행장은 이밖에 다양한 고객 보호방안을 내놓으며 변화된 모습으로 고객들의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1월 고객 자산관리부문 ‘관제탑’ 역할을 담당할 ‘손님투자분석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또 영업부문 핵심성과지표(KPI)에 고객만족 항목(8.2%)을 새로 만들어 불완전판매 예방, 금융소비자 보호 등을 평가하기로 했다.

불완전판매를 하면 투자원금을 돌려주는 투자상품 리콜서비스, 고위험 투자상품 투자한도 등을 담은 고객포트폴리오 적합성 가이드라인 등도 운영한다.

하지만 고객 보호를 위한 제도를 만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내실 있게 운영해야 제2의 파생결합펀드 손실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은행업은 기본적으로 ‘신뢰’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산업이기 때문에 은행과 고객 사이에 신뢰가 무너지면 은행업 자체가 유지될 수 없다. 지 행장이 무엇보다 고객 신뢰회복에 매달리는 것도 이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