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최혜영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을 2020년 총선 '영입인재 1호'로 발표했다.

최 이사장은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얻은 뒤 장애에 관한 사회의 인식을 바꾸는 일에 헌신해왔다.
 
민주당 총선 영입인재 1호 최혜영, 장애 얻은 뒤 인식개선 위해 헌신

▲  최혜영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당은 최 이사장 발표를 시작으로 영입명단을 잇달아 공개하고 본격적 총선체제 전환에 시동을 걸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2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첫 영입인재로 최 이사장을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하고 최 이사장의 영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 이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정치를 하기에는 별로 가진 것이 없는 평범한 여성이지만 저 같은 보통사람에게 정치를 한번 바꿔보라고 등을 떠밀어준 민주당을 믿고 감히 이 자리에 나섰다"며 "우리 아이들이 장애를 불편으로 느끼지 않는 세상, 더불어 산다는 말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세상을 저는 꿈 꾸며 그 꿈을 안고 정치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기존 방식과 다르게 새로운 인물과 세대교체를 위한 젊은 인재를 찾는다고 했다"며 "민주당 측과 대화를 나누면서 진정성을 알게 됐고 '나도 한 번 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 이사장은 민주당 지지 배경을 놓고 "원래 정치의 '정'자도 모르는 평범한 소시민이었다"며 "2014년 세월호 사건 때 '정부가 우리를 보호해주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에 박탈감과 분노를 느꼈고 민주당을 지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현재 민주당이 국민에게 비판을 많이 받는 걸로 안다"며 "그런데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법과 질서까지 무시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선택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 이사장은 국회에 입성하면 여성장애인의 임신과 출산, 육아에 관한 정책을 발의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는 "여성 장애인의 임신과 출산, 육아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발의하고 싶다"며 "장애가 있어도 엄마가 될 수 있는 정책·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 이사장의 기자회견을 듣고 "어려운 환경에서 불굴의 의지로 극복해 소통을 통해 함께 하는 희망을 갖게 하는 회견문이었다"며 "훨씬 더 많은 분이 이렇게 희망을 지니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일이 민주당의 매우 소중한 소명"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 이사장을 시작으로 2020년 설 연휴 전까지 10여명의 영입인재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을 세웠다.

영입인재 대부분이 최 이사장처럼 '시련과 고난, 절망'을 '불굴의 도전, 희망'으로 바꾼 인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영입인재들의 비례대표 혹은 지역구 출마 여부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회견 후 기자들이 '최 이사장은 비례대표로 출마하느냐'고 묻자 "아직 선거법이 확정되지 않아 저희가 인재영입을 할 때 비례대표나 지역구 등 특정한 자리를 확정하고 모시지는 않았다"며 "인재영입 후 각각의 인재들이 어떻게 국가에 기여하면 좋을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이사장은 신라대 무용학과를 다니며 발레리나의 길을 걷던 2003년 스물넷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사지마비 척수장애 판정을 받았다.

2009년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를 설립하고 국·공립기관, 전국 대학 등에 출강하며 직장과 학교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에 앞장섰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 직장 내 장애인식개선교육 의무화 제도를 만들어내는 데 기여했다.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과 함께 강동대 사회복지행정과 교수로도 재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