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실감형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번호이동보다 기기변경 가입자가 많은 만큼 각 세대에게 알맞은 실감형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들을 붙들어둔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10~20대 가상현실로 30~40대 증강현실로 맞춤형 접근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25일 SK텔레콤 관계자에 따르면 SK텔레콤이 11월부터 시범운영하고 있는 가상현실서비스인 ‘버추얼 소셜월드’는 10~20대 젊은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버추얼 소셜월드는 가상현실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이 시공간을 초월한 가상세계에서 모임이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여러 사람과 친분을 다질 수 있는 서비스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가상현실서비스는 별도의 가상현실기기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기에 거부감이 적은 10~20대의 이용이 많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버추얼 소셜월드를 출시하며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 단말기(HMD)인 ‘오큘러스 고(Go)’를 함께 내놨다. 아직까지는 오큘러스고를 통해서만 버추얼 소셜월드에 접속할 수 있어 기기 사용에 거부감이 적은 10~20대의 이용이 활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버추얼 소셜월드에서 아바타를 통해 가상현실에서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10~20대들의 인기를 끄는 요인으로 SK텔레콤은 본다. 이용자들은 가상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리그오브레전드(LoL) 경기를 감상하거나 스포츠 경기를 보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 기존 가상현실 콘텐츠와 비교해 지루하지 않다는 반응이 많다”며 “기존의 가상현실 콘텐츠는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영상이나 게임이 전부였지만 이 서비스는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직접 선택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올해 버추얼 소셜월드 시범운영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2020년 상반기에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서비스를 통해 SK텔레콤의 가상현실 서비스 이용자를 올해 10만 명 규모에서 2020년 100만 명까지 10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해외에서 출시된 아바타가 등장하는 게임과 SK텔레콤의 버추얼 소셜월드가 크게 다르지 않아 이용자를 끌기 어렵다고 보기도 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를 두고 “버추얼 소셜월드와 비슷한 형태로 해외에서 각자 국민들을 겨냥한 가상현실서비스들이 있긴 하다”면서도 “글로벌 서비스의 장점도 있지만 정서와 언어가 다르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면도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서에 맞는 서비스의 장점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선보인 또 다른 실감형 콘텐츠인 ’증강현실(AR) 동물원’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세대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증강현실 동물원은 셀카를 찍기 좋아하는 10~20대의 호응도 있긴 하지만 어린 아이들이 호기심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 30~40대 부모세대에게 인기가 더 좋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점프(Jump) AR’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크리스마스, 골프, 야구, 할로윈 등 다양한 분위기의 소품을 차려입은 미니 고양이, 알파카, 판다, 레서판다 등을 찾는 ‘증강현실 동물원’ 서비스를 7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증강현실서비스는 가상현실서비스와 달리 별도의 기기가 없어도 기존에 이용하던 스마트폰에 앱만 설치하면 이용할 수 있어 가상현실기기에 친숙하지 않지만 아이를 위한 새로운 서비스는 이용하고자 하는 30~40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은 이런 부모세대 고객들을 겨냥해 앱에서 찾은 증강현실 동물에 원하는 색을 입힐 수 있는 색칠하기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증강현실서비스는 가상현실서비스보다 접근이 쉽기 때문에 온 가족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 실감형 콘텐츠의 저변을 넓히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증강현실 동물원에 다양한 동물들과 분위기를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