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컬처웍스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쇄신인사를 피해가지 못했다.

'신동빈의 기대주' 기원규 롯데지주 전무가 롯데컬처웍스 대표이사를 맡아 '젊은 감각'을 불어넣어야 할 과제를 안았다.
 
'신동빈 기대주' 기원규, 롯데컬처웍스 맡아 '젊은 감각' 불어넣는다

▲ 기원규 롯데컬처웍스 신임 대표이사.


24일 롯데컬처웍스에 따르면 기 대표는 이사회 의결과 취임식 등을 거쳐 2020년 초 롯데컬처웍스 대표에 오른다.

기 대표는 1966년에 태어나 차원천 현 대표이사보다 10살 가까이 어리다. 최병환 CJCGV 대표이사(1964년 출생), 김진선 메가박스중앙 대표이사(1971년 출생) 등 경쟁사 수장들의 연령대와 비슷하다. 

신 회장은 롯데컬처웍스가 부진한 성적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젊은 피’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기 대표는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롯데백화점 포항점장과 롯데백화점 남성스포츠부문장 등을 거치면서 20년 동안 지점 관리 노하우를 쌓았다.

2013년 롯데백화점에서 그룹의 핵심인 롯데지주로 옮겨 HR혁신실에서 인재육성팀장을 지낸 기대주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신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성과주의에 바탕을 두고 새로운 소비추세를 따라갈 수 있는 인물을 전진 배치했다고 바라본다. 

기 대표는 신 회장의 기대에 부응해 우선 롯데시네마의 매력도를 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극장사업자들은 소비자들이 넷플릭스 등 인터넷 동영상서비스(OTT)로 영화를 관람하는 행태에 대응하느라 바쁘다.

경쟁사 CJCGV는 기술로 무장했다. 영화를 볼 때 바람이나 물, 향기 등 환경효과를 제공하는 4DX나 다면사영관인 스크린X 등을 내세운다. 

반면 롯데시네마는 특별상영관 경쟁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수퍼4D는 환경효과를 제작하는 기술에서 아직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롯데시네마는 대신 고급좌석을 설치한 ‘씨네컴포트’관, 독립형 연인좌석인 ‘씨네커플’석 등을 도입했다.

극장사업자들은 한국 극장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데 따라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기 대표는 이에 따라 베트남 등에서 CJCGV를 따라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CJCGV는 3분기까지 베트남 박스오피스 점유율이 50%를 웃돌았다. 롯데시네마는 베트남 극장사업자 2위에 올랐지만 점유율이 CJCGV에 35%포인트 정도 밀렸다.

기 대표는 배급사업부문인 롯데엔터테인먼트에 활력을 불어넣을 묘안도 찾아야 한다.

롯데컬처웍스는 2018년 ‘신과 함께’ 시리즈를 배급하며 배급사별 점유율 1위에 처음으로 올랐다.

그러나 올해는 기세가 꺾여 ‘원 히트 원더’ 수식어가 붙었다. 11월 누적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은 롯데컬처웍스가 8.3%로 월트디즈니컴퍼니(26.9%)와 CJENM(23.3%)에 크게 밀렸다. 사자’와 ‘타짜: 원 아이드 잭’ 등 성적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롯데컬처웍스는 26일 ‘천문: 하늘에 묻는다’를 배급하지만 관객 점유율 한 자릿수를 넘어서는 데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 대표는 이 밖에도 드라마 제작, 인터넷 동영상서비스 등 롯데컬처웍스의 신사업을 젊은 감각으로 확장하고 상장까지 이뤄내는 중책을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