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BNK금융그룹의 새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지주사의 역할을 강화하고 디지털 분야 인력을 보강하는 등 대규모 쇄신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3월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연임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BNK금융지주 이사회에 미래 성장을 위한 비전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려는 노력으로 분석된다.
 
[오늘Who] 김지완, 디지털 감각 내세워 BNK금융지주 회장 연임 의지

김지완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24일 BNK금융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BNK금융지주 임원추천위원회는 내년 1월부터 회장후보 선정과 평가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빈대인 BNK부산은행장과 황윤철 경남은행장 등 임기 만료가 임박한 사장급 경영진의 연임 여부도 비슷한 시기 임원추천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결정된다.

김 회장은 연임에 굳은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장후보 평가 과정에서 빈 행장과 황 행장 등 계열사 사장을 포함한 다른 유력 후보군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BNK금융지주 회장과 계열사 사장단 인사 권한을 갖춘 임원추천위원회는 모두 사외이사로만 구성되어 있어 김 회장이 원칙적으로 인선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BNK금융 관계자는 "김 회장이 취임한 뒤 내부적으로 임원추천위원회에 관여할 수 없도록 하는 지배구조 개선작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17년 취임 뒤 BNK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조직 안정화에 좋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런 '현직 프리미엄'은 회장 선임 과정에 크게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

BNK금융지주가 올해 경기 침체와 금리 인하에 따른 실적 부진 및 주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위기상황을 벗어날 경영역량을 증명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최근 BNK금융그룹에 미래 성장동력을 중심으로 하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디지털 분야 전담부서와 인력을 보강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조직개편이 일반적으로 지주회사 회장 임기 확정 뒤 진행되는 것과 차이가 있다.

김 회장이 BNK금융지주 이사회를 향해 앞으로 BNK금융그룹을 이끌어갈 방향성과 미래 성장을 위한 노력을 보여주며 연임에 강력한 뜻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BNK금융그룹이 16일 실시한 조직개편은 자산관리와 투자금융(IB) 등 주요 신사업 분야에 계열사가 활발히 참여하고 지주회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그룹 차원 협업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은행 계열사의 이자수익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사업체질을 바꿔내기 위한 목적이다.

BNK금융그룹은 주요 계열사의 투자금융(IB)업무와 자산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전담조직을 그룹 차원에서 신설해 업종별로 전문성과 시장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투자금융 관련된 업무를 총괄하는 그룹CIB센터는 BNK금융그룹 안에서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조직을 확대하고 서울 등 수도권지역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담부서도 새로 생겼다.

김 회장은 BNK금융그룹의 디지털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모바일결제 등 핀테크 서비스와 빅데이터 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조직도 만들도록 했다.

23일 이뤄진 임원인사에서 BNK금융 계열사 전반의 디지털과 IT부문 실무인력도 대폭 보강했다.

BNK금융 관계자는 "자산관리와 투자금융, 디지털과 글로벌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지주사 중심의 협업체제를 강화했다"며 "젊어진 디지털 조직을 구축해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만73세로 금융권 최고령 CEO인 만큼 시장 변화에 발빠른 대처능력과 디지털 감각 등을 약점으로 안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종종 나오고 있다.

이번에 이뤄진 큰 폭의 조직쇄신과 디지털인력 확충은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으로도 분석된다.

BNK금융지주 이사회가 이런 노력과 새 성장동력 발굴 의지를 충분히 인정한다면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다만 금융시장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만큼 BNK금융지주 이사회가 더 강력한 쇄신을 위해 다양한 카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BNK금융지주 이사회는 회장 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계열사 임원 등 14명의 회장후보군을 두고 상시적 평가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