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알뜰폰업계의 5G통신 저가요금제 경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을까? 

알뜰폰 5G통신 요금제가 전혀 ‘알뜰’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망 도매대가를 인하하면 알뜰폰업체들이 5G통신 저가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게 돼 가격 인하 경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로 알뜰폰의 저렴한 5G요금제 도화선 되나

▲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이 알뜰폰시장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을 허가하면서 LG유플러스가 출시하는 모든 5G통신 주요 요금제(완전무제한 요금제 제외)를 알뜰폰 사업자에게 최대 66%의 가격으로 도매제공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LG유플러스가 우려하던 알뜰폰 사업부 분리매각 조건을 붙이는 대신 알뜰폰업체들이 저렴한 5G통신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알뜰폰시장 활성화에 더 도움이 된다고 본 셈이다.

통신업계에서는 과기정통부가 LG유플러스에 부과한 조건이 알뜰폰시장에서 저가형 5G통신 요금제 경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기본요금 5만5천 원에 데이터 8GB를 제공하는 ‘5G라이트’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과기정통부의 조건을 대입해보면 알뜰폰 사업자들은 3만6천 원 수준의 요금제로 같은 양의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을 때 ‘평생할인’ 프로모션이나 각종 할인혜택 등을 함께 제공한다는 점을 살피면 5G통신 월 요금 2만~3만 원 시대가 열릴 수도 있는 셈이다.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의 통신망을 이용하는 알뜰폰업체들이 저렴한 5G 요금제를 내놓기 시작하면 SK텔레콤과 KT 역시 이를 따라올 수 밖에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1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통신시장에서 낮은 가격의 알뜰폰 요금제가 나온다면 당연히 SK텔레콤과 KT도 따라오게 된다”며 “결국 알뜰폰시장에서 벌어지는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의 이익은 커지고 가계통신비도 절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이동통신3사는 알뜰폰업체들이 5G통신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망을 제공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알뜰폰 5G통신 요금제가 진정한 의미의 ‘저가요금제’가 아니라는 비판 역시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KT는 16일 알뜰폰 자회사 KT엠모바일을 통해 ‘5G슬림M’, ‘5G스페셜M’ 등 두 가지의 알뜰폰 5G통신 요금제를 내놨다. 5G슬림M 요금제는 기본요금 5만5천 원 8GB 데이터를, 5G스페셜M 요금제는 기본요금 7만 7천원에 200GB 데이터를 제공한다. 

하지만 알뜰폰이 아닌 KT의 요금제를 보면 ‘5G슬림 요금제’가 기본요금 5만5천 원에 8GB 데이터를, ‘5G 슈퍼플랜 베이직’ 요금제가 기본요금 8만 원에 완전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KT엠모바일이 출시한 요금제가 최저 1년, 최대 3년의 약정을 맺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빼면 전혀 ‘알뜰’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동통신사는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고 약정을 맺으면 최대 25%의 선택약정 할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약정이 무조건 소비자에게 불리하다고 보기도 힘들다.

국내 최초의 알뜰폰 5G통신 요금제인 국민은행의 ‘리브M’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리브M은 기본요금 6만6천 원에 데이터 180GB를, 기본요금 4만4천 원에 9GB를 제공한다. 국민은행 계좌를 이용해 자동이체를 하거나 국민카드를 이용할 때 할인이 되는 등 할인혜택이 다양하긴 하지만 기본요금 자체는 이동통신사들의 5G통신 요금제와 큰 차이가 없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망 도매대가가 인하된다고 하더라도 각 알뜰폰 사업자들이 각자 시장에 맞게 조정하는 작업 등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의 출시시점을 지금 예측하기는 힘들다”며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요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