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삼성전자 5G장비 약진, 교수출신 전경훈 사장 승진할까

▲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부사장.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부사장이 교수 출신으로서 이례적으로 사장에 오를 수 있을까.

5G시장 개화와 함께 전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의 통신장비사업이 약진하고 있어 사장 승진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이 떠오른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날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시작하면서 임원인사가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그룹을 둘러싼 안팎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 속에서 안정적 기조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원인사가 남아 있지만 전략회의를 주도하는 김기남 부회장, 고동진 사장, 김현석 사장 등 DS·IM·CE부문장이 모두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올해 삼성전자 임원인사에서 관전 포인트가 없지는 않다. 바로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장의 사장 승진 여부다. 

전 부사장은 현재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를 맡고 있는 사업부장 가운데 유일한 부사장이다. 부사장으로 승진한지 5년이 지난 만큼 사장으로 승진할 만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여겨진다.

IM부문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을 비롯해 전동수 의료기기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모두 사장을 달고 있다.

전 부사장은 1962년 태어나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전가공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후 줄곧 학계에 몸을 담아왔다. 삼성전자로 옮기기 전에는 포항공대(포스텍) 교수로 재직했다.

전 부사장은 2012년 삼성전자 DMC연구소 차세대통신연구팀장 전무로 영입됐다. 2014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IM부문 네트워크개발팀장을 거쳐 차세대사업팀장에 올랐다.

전 부사장은 2018년 연말인사에서 네트워크사업부장으로 선임됐다. 교수 출신 인사가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를 이끌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일반적으로 교수 출신 경영진이 현장과 실무에 약점을 나타내는 사례가 많은 편이라 우려의 시각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전 부사장은 첫 해부터 보란듯이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올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리며 두각을 나타냈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통신장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로 3위였으나 올해 3분기말 11%로 증가해 2위에 올랐다. 특히 5G통신장비시장에서는 23%의 점유율로 1위 화웨이(30%)를 가시권에 뒀다.

최근에는 캐나다 통신사업자 비디오트론에 이동통신장비를 공급하면서 캐나다시장에 첫 진출하는 등 사업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네트워크사업부 매출은 5조 원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지난해(4조1700억 원)을 넘겨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세계에서 5G 통신시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네트워크사업부를 향한 삼성전자 내부의 기대는 더욱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첫 현장경영 행보로 5G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했고 일본과 중동, 인도를 직접 찾아 5G 장비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등 네트워크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전 부사장의 어깨에도 더욱 힘이 실릴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다만 삼성전자에서 교수 출신 인사가 사장까지 오른 일이 많지는 않다. SK하이닉스는 교수 출신의 이석희 사장이 대표이사까지 올랐으나 삼성전자에서는 이런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전 부사장의 승진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가장 최근인 2017년 연말인사에서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차문중 사장이 승진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연구조직을 이끄는 자리로 사업부서의 수장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