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신세계그룹을 이끈 지 4년 만인 올해 처음으로 신세계가 이마트의 영업이익을 넘어설 수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 대형마트산업이 온라인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마트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어 정 부회장이 내년에 실적반등에 성공해 명예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매경영 4년 신세계에 이익 따라잡힌 이마트, 정용진 명예회복 별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그룹 총괄사장.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올해 처음으로 신세계 영업이익보다 크게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정보회사인 FN가이드에 따르면 이마트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2143억 원, 신세계는 4259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신세계가 이마트보다 2배가량 많은 영업이익을 낸 셈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그룹 총괄사장은 2015년 이후 남매경영체제를 꾸려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각자 사업을 꾸려온 뒤로 신세계가 이마트의 영업이익을 역전한 일은 올해가 처음이다.

두 사람이 처음으로 남매경영을 시작했을 때인 2016년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5686억 원, 신세계는 2514억 원으로 올해와 상반된 모습이었다.

분리경영을 시작하면서 정 부회장은 해외 복합쇼핑몰 모델을 들여와 스타필드를 론칭하고 전문점을 적극적으로 출점하면서 자체개발브랜드(PL) 상품 중심의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등의 유통 전문점시대를 열었다.

정 부회장은 평소 소셜네트워크 계정(SNS)을 통해 소비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런 성향을 반영하듯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국내 소비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새로운 사업을 끊임없이 추진했다.  

이와 달리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를 중심으로 면세점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화장품사업으로 사업영토를 넓혀왔다.

정 총괄사장은 오빠인 정 부회장과 반대로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았지만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을 닮아 한 번 시작한 사업을 '뚝심'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정 총괄사장이 진출한 면세점사업도 초기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빠르게 안착한 것도 과감한 결단과 투자에 따른 것이다.

올해는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면세점을 국내 면세점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화장품에서 성과를 낸 것과 달리 정 부회장은 국내 대형마트산업의 침체에 제때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이마트는 창사 이래 분기 적자를 처음 내기도 했다.

국내 온라인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국내 대형마트 유통회사들의 실적 부진이 나타났지만 유독 이마트가  실적 타격이 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 부회장은 이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신세계그룹 차원의 온라인법인을 설립해 올해부터 신세계그룹 온라인시대를 본격화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본업인 이마트에서는 올해 8월부터 정 부회장이 강조한 '초저가 전략'을 상시적으로 펴고 있다. 

최저 가격을 통해 신규고객을 유입하는 효과를 본 만큼 이를 통해 오프라인매장에서 집객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내년에도 최저가 상품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정 부회장은 또 이마트 점포 10여개를 재단장하고 부실점포를 폐점하면서 수익성을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는 등 내년에는 실반등으로 명예회복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아직까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에게 지분 증여를 마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 부회장이 성과를 보여야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본다.

이 회장은 9월30일 기준으로 신세계 지분 18.22%, 이마트 지분 18.22%를 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