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부동산 공시가격을 제대로 매기지 않아 재벌 등에게 세금혜택을 줬다고 주장하면서 공시가격 업무에 관련된 인사들을 대거 고발했다. 

평화당과 경실련은 5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김학규 한국감정원장과 김순구 한국감정평가협회장, 부동산가격평가심의위원회 위원과 국토교통부 공무원 등을 고발했다. 
 
평화당 경실련, ‘공시가격 왜곡’ 관련해 감정원장 감정평가협회장 고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오른쪽)와 윤순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왼쪽) 등이 5일 공시가격 직무유기와 업무방해죄 혐의 등으로 공시가격 관련 인사들을 고발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김순구 회장과 감정평가법인에 업무방해죄, 김학규 원장과 부동산가격평가심의위 위원·국토부 공무원에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하는 공정과 정의는 부동산 공시가격의 공정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한국사회 불평등의 80%는 자산·부동산 불평등인데 그 뿌리에 부동산 공시가격제도의 왜곡과 통계조작이 있다”고 주장했다. 

평화당과 경실련은 2005년 주택가격공시제도가 도입된 뒤 아파트는 시세반영률 70% 수준까지 오른 반면 단독주택·토지·상가는 공시지가를 과세기준으로 결정해 시세반영률 50%를 밑돌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가 단독주택을 살펴보면 토지와 건물을 같이 평가한 공시가격이 토지만 평가한 공시지가보다 낮게 책정돼 소유자의 보유세 부담이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평화당과 경실련은 고발장을 통해 토지가격을 전문적으로 평가하는 감정평가사들이 매매나 과세 등에 따라 감정가격을 자의적으로 바꾸면서 공평과세를 방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평화당과 경실련은 2005년 이후 단독주택 소유자, 고가의 상업용지 등 토지를 보유한 기업, 부동산부자 등이 누린 세금특혜가 전체 80조 원 규모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반면 아파트 보유자들은 2005년 공시가격이 도입된 뒤 2005년 이전보다 세금 18조 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고 추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