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재신임을 받아 '뉴 ICT기업'을 향해 더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에도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Who] SK텔레콤 재신임 박정호, '뉴 ICT기업'으로 거침없이 간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5일 SK텔레콤에 따르면 박정호 사장이 연임에 성공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내걸고 있는 '딥체인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IT기술을 활용한 새 먹거리 발굴과 사회적가치 실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박 사장은 그룹 차원의 딥체인지를 선도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박 사장은 SK그룹의 최고회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글로벌성장위원회 위원장도 그대로 맡게 됐다. 글로벌성장위원회는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SK그룹의 사업을 글로벌 무대로 이끌고 세계 시장에서 SK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내는 역할을 한다.

박 사장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뉴 ICT기업'으로의 전환은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 ICT기업 전환은 SK텔레콤이 단순한 통신사를 넘어 미디어, 플랫폼, 인공지능, 보안, 커머스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기업으로 환골탈태한다는 구상이다. 

박 사장은 얼마전 국내 최대 규모의 IT기업 가운데 하나인 카카오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카카오와 3천억 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통신·커머스·디지털콘텐츠·정보통신기술(ICT) 등 4대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한다고 10월 발표했다. 

SK텔레콤과 카카오의 협력은 국내 통신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통신회사와 막강한 콘텐츠·플랫폼·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IT회사의 협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박 사장은 미디어사업에서도 디즈니와 협력을 추진하는 등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올해 6월 열린 ‘5G플러스 전략위원회’에서 디즈니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와 협력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11월29일 열린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만나기 전 기자들에게 “디즈니와 만나 재미있는 것을 들고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디즈니플러스는 11월12일 출시 당일 전 세계 가입자 1천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커다란 인기를 끌고 있다. SK텔레콤이 디즈니와 협력하게 된다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TV(IPTV)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웨이브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천군만마를 확보하게 된다.

박 사장에게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도 다음 임기 중에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전환은 SK텔레콤이 통신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할한 뒤 지주회사가 SK브로드밴드, SK하이닉스 등 SK그룹의 ICT계열사들을 아우르는 ICT지주사가 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이 인적분할한 뒤 탄생할 지주회사를 현재 지주사인 SK와 합병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한 이유는 SK하이닉스를 자회사를 두고 있는 탓이다.

현재 SK그룹 지배구조아래서는 SK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다른 회사를 인수합병하기 위해서는 피인수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업황에 능란하게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인수합병이 필요한데 이런 지배구조를 벗어나야 가능하다.  지배구조 개편으로 SK하이닉스가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된다면 활발한 인수합병이 가능해진다.

박 사장은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가전전시회(CES) 2019에서 올해 안으로 중간지주사 전환을 마치겠다고 말했지만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올해 안에 한다고 100% 보장하기는 힘들다”고 한 발 물러섰다.

올해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 과제는 박 사장의 다음 임기로 넘어가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