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조치가 12월 말에 끝난다.

개별소비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국내 판매에서 고전했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GM, 쌍용자동차의 근심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완성차5사, 개별소비세 인하 끝나면 판매량 어떻게 하나 시름 깊어

▲ 현대자동차 '쏘나타'.


2일 정부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로 종료가 예정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조치가 또 다시 연장될 가능성은 낮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조치는 경차를 제외한 승용차와 이륜차, 캠핑용 자동차 등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를 기존 5%에서 3.5%로 깎아주는 조치를 말한다.

2015년 8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시행됐다가 정부가 국내 완성차기업의 내수 판매를 돕고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다시 꺼내들었다.

애초 시행기간은 2018년 12월까지였으나 정부가 이를 두 차례 연장하면서 종료 기간이 올해 12월 말까지로 정해졌다.

여전히 국내 자동차시장이 부진에 빠져 있다는 점 등에서 개별소비세 인하조치를 더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서둘러 구매한 사람들과 형평성, 정책의 유효성 등을 감안할 때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병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6월 개별소비세 인하조치를 연장하기로 하면서 “만약 6개월 더 연장한 결과 판매량이 줄어드는 등 효과가 없다는 신호가 들어온다면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를 검토하는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별소비세 인하조치가 끝나면 국내 완성차5사의 시름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와 기아차, 르노삼성차, 한국GM, 쌍용차의 올해 내수 판매성적은 신통치 않다.

완성차5사의 1~11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모두 138만8327대다. 2018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0.3% 늘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현대차를 제외한 나머지 완성차기업의 판매는 부진했다.

1~11월 판매량을 기준으로 한국GM의 판매량 감소폭은 무려 18.4%이다. 기아차는 3.8%, 르노삼성차는 3.4%, 쌍용차는 1.3% 각각 후퇴했다.

현대차만 국내에서 판매량을 2.9% 끌어올리는데 성공한 덕분에 전체 판매량을 방어했다.

개별소비세 인하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로 내수 판매량을 끌어올리는데 사실상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별소비세 인하조치가 사라진다면 완성차5사가 2020년 내수 판매에서 더욱 부진할 가능성이 커진다.

자동차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2천만 원짜리 차를 가정하면 개별소비세 인하조치에 따른 절세 효과는 43만 원이다. 2500만 원짜리 차는 54만 원, 3천만 원짜리 차는 65만 원 등이다.

자동차기업의 한 관계자는 “개별소비세 인하조치가 연장될 때도 사실상 자동차업계는 판매절벽을 방어한다는 정부의 의지로 받아들였다”며 “인하조치가 끝난다면 판매 부진은 물론 이에 따른 생산 감소 등으로 더욱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5사는 2020년에 대거 신차를 쏟아내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데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라는 악재에 신차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할 수도 있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에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G80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을 시작으로 아반떼 완전변경모델, 싼타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 투싼 완전변경모델을 차례대로 투입한다. 하반기에는 제네시스의 준중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GV70과 코나 부분변경모델, G70 부분변경모델 등도 나온다.

기아차 역시 주력 레저용차량(RV)인 쏘렌토와 카니발, 스포티지의 완전변경모델을 내년에 출시한다. 스팅어와 스토닉 등의 부분변경모델도 출시가 예정돼 있다.

르노삼성차는 크로스오버차인 XM3와 캡처, 전기차 조에 등을 내놓기로 했으며 한국GM은 준중형SUV인 트레일블레이저와 대형 SUV 타호 출시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별한 신차 출시가 없었던 쌍용차도 라인업 강화를 위해 소형SUV를 1종 더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