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복되는 ‘낙하산’ 논란과 ‘CEO 리스크’, KT&G 기업가치 평가에 부정적

백복인 사장이 2018년 3월 연임하는 과정에서 2대주주였던 기업은행이 KT&G 분식회계 혐의와 연임절차의 부적절성을 이유로 연임을 반대한 바 있다.

당시 백 사장은 외국인 주주들의 지지로 주주총회에서 56.34% 찬성표를 얻으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정부의 인사개입 의혹으로 이어지면서 논란은 이어졌다. ‘CEO 리스크’는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KT&G의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인수 과정의 회계처리를 다시 집중조사하면서 백 사장의 분식회계 및 배임 혐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혐의가 구체화된다면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KT&G는 포스코나 KT 등과 비교해 ‘낙하산 무풍지대’로 통하며 비교적 성공적 민영화 성공사례로 꼽힌다.

다만 사장 선임 때마다 외부 출신을 뽑자니 ‘낙하산’ 논란이 일어났으며 내부 출신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민간기업이자 청렴 기업. KT&G가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런 평가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야한다.

백복인, KT&G에서 28년 동안 일해온 ‘실무형 CEO’

백복인 사장은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입사해 KT&G에서 27년 동안 일한 ‘KT&G맨’이다.

터키 등의 해외사업과 마케팅을 담당하며 고속 승진했고 2015년 10월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2018년 3월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평소 ‘현장을 직접 보고 바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사업에 속도가 붙는다’는 경영지론을 보인다.

실제로 해외출장을 가더라도 단순히 업무보고만 받는게 아니라 현지 도매상과 소매상 등을 직접 방문하고 담당자들과 현지에서 마라톤 회의를 하는 등 발로 뛰는 ‘실무형 CEO’의 면모를 보여줬다. 

전략적 사고에 능하며 특히 기획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는다.

◆ 해외에서 KT&G 미래 찾는 백복인

백복인 사장은 2025년까지 KT&G의 해외법인 매출비중을 50%까지 끌어올려 글로벌 톱4 담배회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백 사장이 취임한 뒤 KT&G는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으로 해외 판매 개비 수와 매출을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실무를 맡을 때부터 KT&G의 담배 수출에 큰 역할을 해온 백 사장의 노하우가 십분 발휘됐다.

다만 2018년에 중동지역 담뱃세 인상 및 환율 영향으로 해외 수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부침을 겪었다.

다행히 올해 수출 매출은 6천억 원 수준으로 회복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백 사장이 다시 KT&G의 담배 수출을 본궤도에 올려 목표를 향해 꾸준히 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는 셈이다.

◆ 전자담배시장 주도권도 KT&G 주가의 주요 변수

국내 담배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던 KT&G에게 거센 도전자가 생겼다.

2017년부터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국내에 수입되면서 많은 흡연자들이 기존 일반궐련 담배에서 옮겨가기 시작했다.

전자담배의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높아져 2019년 상반기 기준 12%까지 커졌습니다.

KT&G는 발빠르게 ‘릴’을 내놓으면서 방어에 나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KT&G는 일반궐련 담배시장 점유율을 2019년 9월 기준 64%로 굳건히 지키고 있는 데다 궐련형전자담배 시장에서도 35% 점유율을 확보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액상형 전자담배 역시 KT&G를 위협할 강력한 도전자로 꼽혔지만 최근 정부의 사용중단 권고로 주춤하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시장에서 KT&G는 명백한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이 1.3%에 불과했는데 정부의 조사결과를 기다리며 준비할 시간을 벌었다.

◆ KT&G, 내수 담배시장 포화와 액상형 전자담배 등 등장으로 주가는 주춤

국내 담배시장이 포화되고 아이코스와 쥴 등 새 전자담배들이 나타나면서 KT&G 주가는 전반적으로 박스권에 갇혀있다.

백복인 사장이 취임한 뒤 2016년 6월 13만7천 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그 뒤 조금씩 떨어지더니 2018년 초부터 지금까지 10만 원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KT&G 주식은 대표적 경기 방어주로 꼽힌다. 경기가 악화되더라도 저점을 지켜낸다는 뜻이다.

국내 유일의 담배회사라는 점, 담배시장의 꾸준함에 더해 주가가 고배당주라는 점이 이런 경기 하방주의 성격을 지니게 된 이유다.

KT&G는 일반적으로 배당 수익률이 4%를 웃도는 배당을 실시해왔는데 최근 저금리로 이자 수익률이 낮아진 상황에서는 더욱 매력이 돋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