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중국과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해외지역에서 법인이나 지점 등 거점을 늘리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쏠려있던 사업비중을 낮추는 동시에 해외사업 규모를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 중국과 인도네시아 쏠림 줄이고 해외사업 다변화

▲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26일 하나은행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하나은행은 최근 인도와 일본, 멕시코 등 다양한 해외지역에서 사업규모를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일본 후쿠오카에 있던 출장소를 지점으로 승격한 데 이어 인도 구루그람 지점을 새로 열었다. 상반기에는 멕시코 법인의 개소식을 열고 정식으로 영업활동을 시작했다.

대만과 모로코, 북아프리카에도 조만간 지점이나 출장소 등 해외거점을 마련할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현재 24곳 국가에 185곳의 법인이나 지점, 출장소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내년에 대만과 모로코 등에도 진출하게 되면 26곳 국가에 거점을 보유한 우리은행을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그동안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을 위주로 해외사업을 펼쳐왔는데 최근 해외지역을 다양화하면서 사업비중을 분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해외사업은 해당시장의 특수성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대외적 변수가 많은 편”이라며 “이를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지역에 법인을 두고 자산을 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은행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독일, 러시아, 미국 등에 법인을 세워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중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의 자산비중은 해외법인 전체의 약 50%와 20%일 정도로 존재감이 크다.

하지만 중국 법인은 3600억 원가량 투자했던 중국민생투자가 유동성 위기를 겪은 데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갈등 등으로 3분기 말 기준 순이익이 43%가량 뒷걸음질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국영보험사인 지와스라야의 상품과 관련해 하나은행이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때문에 하나은행이 중국과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인도와 대만, 베트남 등에서 사업역량을 빠르게 강화해 해외사업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것이 절실하다.

다만 해외시장에 거점을 마련하다고 해서 당장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만큼 하나은행이 중국과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지역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9월 말 기준 멕시코 법인에서 손실 10억6400만 원을 봤다. 2017년부터 멕시코 진출을 꾀했지만 현지 감독기관으로부터 승인을 얻는 데 시간이 걸려 실제 영업을 시작한 것은 올해 5월부터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2025년까지 해외사업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는 계획에 세워둔 만큼 하나은행 역시 글로벌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하지만 새로 진출한 지역에서는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