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대표가 이끄는 글랜우드PE(프라이빗에쿼티)가 SKC코오롱PI를 품으며 인수합병(M&A)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이 대표는 SKC코오롱PI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는 만큼 SKC코오롱PI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SKC코오롱PI의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C코오롱PI 인수전 승자 글랜우드PE 이끄는 이상호는 누구?

▲ 이상호 글랜우드PE 대표.


22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SKC코오롱PI 지분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글랜우드PE가 선정된 것을 놓고 ‘뜻밖의 결과’라는 얘기가 나온다.

SKC코오롱PI 인수전 초반에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쟁쟁한 사모투자펀드들이 참여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는데 결국 ‘최약체’로 꼽힌 글랜우드PE만 끝까지 남아 SKC코오롱PI를 인수하게 됐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는 고심 끝에 본입찰 직전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글랜우드PE는 SKC코오롱PI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6천억 원대 초반 가격을 제시하며 인수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랜우드PE는 이상호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의 차남으로도 유명하다. 

이 대표는 콜롬비아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학위를 받고 삼성전자, 골드만삭스 등을 거친 뒤 2014년 독립해 글랜우드PE를 세웠다.

이 대표는 ‘카브아웃(carve-out)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가치를 빠르게 끌어올려 짧은 기간에 매각차익을 거둔다는 점에서 ‘강단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카브아웃 투자는 국내외 대기업으로부터 물적분할된 회사를 인수한 뒤 기업가치를 개선해 전략적투자자(SI)에게 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 투자 기법을 뜻한다.

글랜우드PE의 SK매직(옛 동양매직), 한라시멘트(옛 라파즈한라시멘트), 한국유리공업, 해양가스(옛 해양도시가스) 및 서라벌도시가스 인수 등은 모두 카브아웃 투자로 분류된다. SKC코오롱PI 역시 2008년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PI필름 사업부를 분할 및 합병해 설립된 기업이다.

글랜우드PE는 동양매직 인수 2년 반 만에 SK네트웍스에 6100억 원에 매각해 3천억 원이 넘는 차익을 낸 데 이어 한라시멘트를 인수한 지 1년 만에 홍콩계 사모펀드에 매각해 내부수익률(IRR) 15%를 달성하는 성과를 내며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이번 SKC코오롱PI 인수로 글랜우드PE는 '인수합병시장 강자'로서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지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SKC코오롱PI 인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SKC코오롱PI의 경영 효율화와 영업기반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SKC코오롱PI는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는데 글랜우드PE가 경영권을 쥐게 되면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SKC코오롱PI가 생산하는 폴리이미드필름(PI)의 전망이 밝은 만큼 이 대표는 SKC코오롱PI의 사업을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폴리이미드필름의 수요 개선으로 SKC코오롱PI 실적이 늘어날 것”이라며 “5G스마트폰의 보급 확대로 스마트폰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는 데다 중국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개선되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1일 이사회를 열어 SKC코오롱PI 지분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글랜우드PE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SKC코오롱PI 지분을 각각 27.03%씩 들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글렌우드PE가 두 회사의 SKC코오롱PI 지분(54.07%)을 인수하면 SKC코오롱PI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두 회사는 21일 각각 “구체적 사항이 결정되거나 기존에 공시를 통해 안내한 시점인 2020년 2월10일에 관련 내용을 다시 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