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주사 인력 절반 이상을 계열사로 내려보내는 등 대규모 인사 및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계열사 임직원들의 ‘자리바꿈’ 폭도 클 것으로 알려지면서 CJ그룹 계열사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재현 경영효율화 칼 빼들어, CJ그룹 임원들 연말인사 초긴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20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지주사 CJ에서 일하는 인력의 절반 이상을 계열사로 전진배치하는 대규모 인사 및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보고서를 보면 CJ 인력규모는 손경식 CJ 회장 등 등기임원 7명과 미등기임원 21명, 직원 61명 등이지만 실제로 지주사에서 일하고 인력 수는 400여 명에 이른다.

지주 인력의 대다수가 계열사 소속 직원이 지주로 파견온 형태로 지주에서 업무를 맡아 왔다.

2017년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해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 확장과 글로벌 진출 전략을 펼치는 과정에서 컨트롤타워인 지주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계열사와 의사소통이 원활해야할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올해 말부터 내실을 다지기 위해 수익성 개선을 통한 사업 안정화를 그룹 최대 과제로 내건 만큼 이들을 다시 원래 계열사로 되돌려 보내거나 재배치를 하고 지주사에는 전략 및 감독 등 핵심 인력만 남기기로 결정했다.

CJE&M과 CJ오쇼핑의 합병과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분할, 미국 슈완스 인수 등 그룹 차원의 굵직한 작업들이 대부분 마무리된 만큼 각 계열사별로 안착을 꾀하는 흐름이다.

CJ 관계자는 “수익성 강화와 내부 경영효율화, 자본시장 신뢰 확보 등을 그룹의 새 경영목표로 세웠다”며 “이에 맞춰 정기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지주 임직원들이 계열사로 자리를 옮겨 핵심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 계열사 CEO들의 자리바꿈이나 주요 임원들의 보직변경도 대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일부 실적이 좋지 않았던 계열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문책성 인사를 실시하는 것과 동시에 조직에 긴장감과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CJ그룹의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가운데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사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임기가 1~2년씩 남아있지만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일부 CJ그룹 계열사들은 그룹 인사의 이런 기조를 반영해 인력의 30% 가까이 감축하는 방안을 자체적으로 논의하는 등 그룹 전체적으로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이 이처럼 연말 인사폭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지주는 물론 각 계열사에서도 내부적으로 인사규모와 방향을 놓고 크고 작은 갈등을 겪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사내방송을 통해 주력 계열사들을 언급하며 내실경영과 책임경영의 중요성을 직접 강조하는 등 강도 높은 조직 효율화작업을 예고하고 있다”며 “인사 발표시기를 앞두고 CJ그룹 안팎으로 긴장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