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최대 관심사인 카타르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의 발주가 임박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가 기대에 부풀어 있다.

카타르 LNG운반선은 조선3사의 선박 건조 슬롯을 대규모로 점유할 발주건이라 다른 선주사들이 조선3사의 슬롯을 서둘러 잡기 위해 그동안 미뤄왔던 발주물량들을 쏟아낼 방아쇠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카타르 LNG운반선 대거 발주 임박, 조선3사 수주기대 가득

▲ (왼쪽부터)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조선3사는 모두 올해 수주목표 달성률이 미진한 만큼 카타르 LNG운반선 발주와 그에 따른 추가 수주 가능성을 반기고 있다.

19일 조선3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장관은 18일 이낙연 국무총리와 면담한 뒤 조선3사 사장들과 별도의 비공개 회담을 진행했다.

조선3사 관계자들은 “대표이사들이 알 카비 장관을 만난 것은 맞다”면서도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비공개 회담에서는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이 발주를 앞둔 LNG운반선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알 카비 장관이 카타르페트롤리엄의 CEO일 뿐만 아니라 그가 여러 차례 올해 안에 선박을 발주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카타르 LNG운반선은 사실상 조선3사의 싹쓸이 수주가 예고된 상황”이라며 “비공개 회담에서는 조선사들의 슬롯 배분과 같은 최종 조율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 카비 장관은 그동안 LNG운반선 발주와 관련해 ‘유력한 조선소가 3곳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조선3사만이 카타르 LNG운반선 입찰에 최종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업계의 관심은 이미 조선3사 각각 몇 척이나 수주할 지에 쏠려 있다.

카타르페트롤리엄이 발주할 LNG운반선은 정확한 척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조선업계에서는 대체로 2023년까지 80~120척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조선3사 가운데 한 조선사가 단독으로 건조할 수 없는 물량으로 조선3사가 나눠 수주할 수밖에 없다.

카타르 LNG운반선의 발주는 개별 건수로만 놓고 보아도 대규모 발주건이지만 다른  선주사들이 발주를 예고한 물량들의 발주 확정까지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 수주가뭄을 겪고 있는 조선3사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 될 수 있다.

조선3사의 LNG운반선 건조 슬롯은 1년에 20척 안팎으로 한계가 있는데 조선3사 모두 2023년부터 2026년까지 1년에 10척씩 4년 동안 40척을 건조하는 조건으로 카타르 LNG운반선 수주전에 입찰했다.

이는 이 기간 조선3사가 LNG운반선을 수주할 수 있는 여력이 평년보다 반감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선3사의 LNG운반선 슬롯은 이미 2022년 인도분까지 꽉 차 있다”며 “프로젝트 단위의 대규모 발주가 하나 나오면 남은 슬롯을 확보하기 위한 선주사들의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조선3사는 모두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거나 수주를 사실상 확정지어둔 LNG 관련 물량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 물량들이 카타르 LNG운반선 발주에 영향을 받아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쉘의 캐나다 LNG프로젝트에 쓰일 LNG운반선 8척과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이중연료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0척,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 11척의 건조의향서를 체결해뒀다.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 국영에너지회사 노바텍이 발주할 부유식 LNG 저장설비(FSU) 4기의 수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으로 전해졌다. 부유식 LNG 저장설비는 해양설비이지만 실제로는 대형 LNG운반선에 가깝다.

삼성중공업은 러시아의 해양가스전 개발계획인 북극 LNG2 프로젝트(Arctic LNG2 Project)에 쓰일 쇄빙 LNG운반선 15~17척의 기술파트너로 선정돼 있다.

러시아에서 건조를 담당할 즈베즈다조선소가 쇄빙 LNG운반선을 건조한 경험이 없어 분할수주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증권사별로 적게는 7척에서 많게는 15척을 삼성중공업이 담당할 것으로 전망한다.

조선3사는 모두 카타르 LNG운반선에 이와 같은 추가 물량까지 엮어 2019년 수주목표 달성을 위해 막판 스퍼트에 힘쓴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목표의 40.7%를, 대우조선해양은 63.1%를, 삼성중공업은 69.2%를 각각 달성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